[사진=AI 챗지피티(ChatGPT)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원제약이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신약 후보 물질 '파도프라잔(Padoprazan, 개발 과제명 DW4421)'의 임상 3상 시험을 마쳤다. 국내 네 번째 P-CAB 신약 상용화 절차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2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대원제약은 지난달 14일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ERD)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파도프라잔 임상 3상 시험의 최종 피험자 관찰을 끝내고, 최근 시험 진행 상태를 '종료'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해당 임상시험은 지난해 10월 15일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지 약 11개월 만에 최종적으로 마무리된 것이다.
이번 임상 3상 시험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파도프라잔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설계된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활성대조, 평행 비교 방식의 치료적 확증 임상이다.
표준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프로톤펌프억제제(PPI)를 활성 대조약으로 설정해 8주간 경구 투여한 뒤 내시경 검사를 통한 점막 결손 치유율을 1차 유효성 평가지표로 측정했다.
앞서 회사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14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에서 활성 대조약 대비 비열등한 점막 치유 효과와 양호한 내약성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 임상 3상 시험 종료에 따라 대원제약은 그동안 해당 임상시험에서 수집한 피험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후 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품목허가 절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선스 인' 2년여 만에 3상 완료 … NERD·ODT 개발도 '속도'
파도프라잔은 일동제약이 지난 2021년 발굴한 신약 후보 물질이다. 일동제약은 파도프라잔의 1상 시험을 진행 중이던 2023년 R&D 전담 자회사 유노비아를 설립하고 파도프라잔의 권리를 유노비아에 이전했다. 유노비아는 2024년 1분기 파도프라잔의 임상 1상 시험을 완료했으며, 같은 해 5월 대원제약과 공동개발 및 국내 판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대원제약은 불과 2년여 만에 임상 2상 시험에 이어 임상 3상 시험까지 마무리하며, 파도프라잔 개발을 '일사천리'로 마무리했다.
대원제약은 파도프라잔의 후속 적응증과 추가 제형 확보를 위한 임상시험도 병행하고 있다.
회사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외에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 적응증 확보를 위한 임상 3상 시험을 수행 중이다. 해당 임상시험은 국내 환자 324명 모집을 목표로 위약 대조 방식으로 운영 중이며, 연내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파도프라잔의 구강붕해정(ODT) 제형인 'DW4421S'의 개발도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 2건의 임상 1상 시험을 마친 상태로, 이제 막 경쟁이 본격화한 P-CAB 구강붕해정 시장에 빠르게 가세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4천억 P-CAB 시장 '4파전' 재편 … 대원제약, 소화기계 지배력 확대 '주목'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기존 표준 약제였던 PPI의 한계인 느린 약효 발현, 식전 복용 강제, 야간 산분비 돌파(NAB) 현상을 극복한 P-CAB 제제로의 처방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실제 국내 P-CAB 제제의 연간 원외처방 규모는 지난해 3700억 원에 육박했으며,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원외처방 규모가 4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이처럼 급성장 중인 P-CAB 시장은 HK이노엔 '케이캡(테고프라잔)', 대웅제약 '펙수클루(펙수프라잔)', 온코닉테라퓨틱스 '자큐보(자스타프라잔)' 등 3개 제품이 과점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파도프라잔이 가세하면 국내 P-CAB 시장은 기존 3강 구도에서 '4파전' 체제로 재편된다.
선발 주자들이 이미 주요 적응증을 선점하고 외연을 확장한 상황인 만큼, 대원제약은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 등 후속 적응증 확보와 복약 편의성을 높인 구강붕해정 라인업을 앞세워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복안이다. 대원제약이 그동안 보여준 기동력 있는 임상 개발과 제품 차별화 전략이 맞물릴 경우 시장 안착 속도 역시 빨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파도프라잔이 상용화될 경우 대원제약의 소화기계 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연간 200억 원대 처방 실적을 기록 중인 에스오메프라졸 성분 개량신약 '에스원엠프'의 처방 수요를 자체 P-CAB 신약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사 주력 품목인 소염진통제 '펠루비(성분명 펠루비프로펜)' 복용 환자를 대상으로 위장관 부작용 예방 목적의 연계 처방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호흡기계 처방 시장의 전통 강자인 대원제약이 P-CAB 신약 상용화를 발판 삼아 소화기계 처방 시장에서도 지배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