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챗지피티(ChatGPT)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HK이노엔의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 환자의 야간 속쓰림 증상 개선에서 표준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인 에스오메프라졸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22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소화기내과 연구진은 테고프라잔 50mg과 에스오메프라졸 20mg의 야간 속쓰림 개선 효과를 비교한 4상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임상시험을 수행해 이 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이번 임상시험은 내시경 검사상 식도 점막 손상이 없는 NERD 환자 중 6개월 이상의 속쓰림 병력과 주 3회 이상의 빈번한 야간 속쓰림을 호소하는 환자 16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연구진은 환자들을 테고프라잔 50mg 투여군(80명)과 에스오메프라졸 20mg 투여군(80명)으로 1대 1 무작위 배정하고 2주 동안 매일 취침 전 약제를 복용하도록 했다. 시험 계획서를 위반했거나 투약 전 임상시험 신청을 철회한 환자를 제외하고 최종 유효성 분석(FAS)에 포함된 환자는 테고프라잔 투여군 75명, 에스오메프라졸 투여군 74명 등 총 149명이었다.
시험 결과, 1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2주 투약 기간 '야간 속쓰림 없는 날의 비율'은 테고프라잔군이 58.21%, 에스오메프라졸군이 54.45%로 집계됐다. 두 투여군 간 차이는 3.76%p로 사전에 설정한 비열등성 기준을 만족했다(p=0.001).
약물 투약 초기 증상 개선 속도를 측정한 2차 유효성 평가변수에서도 테고프라잔 투여군은 조기 증상 완화 경향을 나타냈다.
첫 투약 후 초기 24시간 동안 야간 속쓰림이 완전히 소실된 환자 비율은 테고프라잔 투여군 40.00%, 에스오메프라졸 투여군 27.03%로 테고프라잔군이 12.97%p 높았다(p=0.094).
연속 투약에 따른 무증상 환자 비율 역시 2일 차(45.33% 대 41.89%)와 3일 차(53.33% 대 50.00%) 모두 테고프라잔 투여군이 수치상 우위를 유지했다.
40세 이상·중등도 환자서 더 뚜렷 … 조기 증상 완화율 격차 확인
환자 연령 및 증상 중증도에 따른 하위군 분석에서는 일부 지표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됐다.
만 40세 이상 환자군(85명)에서 첫 복용 후 24시간 내 야간 속쓰림 소실 비율은 테고프라잔 투여군이 36.40%로 에스오메프라졸 투여군(17.10%) 대비 두 배 이상 높았다(p=0.046).
기저 속쓰림 강도가 중등도였던 환자군(99명)의 24시간 내 증상 완화율은 테고프라잔 투여군이 43.14%, 에스오메프라졸 투여군이 35.42%를 기록했다(p=0.043).
중증에서 매우 심한 중증인 환자군(50명)의 24시간 내 무증상 비율도 테고프라잔 투여군 33.33%, 에스오메프라졸 투여군 11.54%로 테고프라잔 투여군이 높았지만, 통계적 유의성에는 도달하지 못했다(p=0.063).
안전성 평가 결과 테고프라잔군과 에스오메프라졸군에서 보고된 이상반응은 각각 3건과 5건에 그쳤으며, 치료 중단을 초래한 중대한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프로톤 펌프의 칼륨 결합 부위를 가역적으로 차단해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야간 산 분비를 신속하게 억제하는 테고프라잔의 기전적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PPI 제제는 활성화된 펌프에 비가역적으로 결합하는 특성상 야간에 새롭게 생성되는 프로톤 펌프를 차단하지 못해 야간 산 분비 돌파 조절이 어려운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표준 PPI 직접 비교로 차별성 확보 … P-CAB 3파전 속 처방 우위 선점
현재 글로벌 P-CAB 시장에서는 다케다제약과 패썸파마슈티컬스의 '보퀘즈나(Voquezna, 성분명 보노프라잔, 국내 제품명 보신티)'가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3상 임상시험(PHALCON-NERD-301)을 통해 위약 대비 야간 속쓰림 일수 비율 개선을 입증하고 미국 FDA 허가를 획득해 현지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해당 임상시험에서 보퀘즈나는 4주간 야간 속쓰림이 발생하지 않은 일수 비율이 56.4~59.9%로, 위약(43.3%) 대비 유의미한 증상 개선을 입증했다.
다만 보퀘즈나가 규제기관 품목허가를 목표로 위약 대조 임상을 진행했던 것과 달리, 이번 케이캡 연구는 실제 임상 현장의 표준 PPI 약제인 에스오메프라졸과 직접 비교를 통해 비열등성과 조기 반응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국내 P-CAB 시장은 원외처방 선두인 케이캡에 이어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가 진입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 중 펙수클루는 최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 질환 치료 적응증 임상 3상 시험을 완료했으며, 자큐보도 비미란성 적응증 3상을 승인받아 개발 중이다. 두 제품 모두 해당 적응증을 추가하기 전인 상태로,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적응증을 이미 확보하고 해당 환자들을 대상으로 취침 전 단독 투약을 진행해 PPI 대비 유효성을 검증한 것은 현재로서 케이캡이 유일하다.
이를 고려할 때 기존 PPI 치료로 야간 속쓰림 조절에 한계를 겪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의 케이캡 처방 전환은 앞으로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후발 주자들의 비미란성 적응증 추격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실제 처방 현장의 미충족 수요였던 야간 증상 개선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케이캡이 시장 독주 체제를 더욱 공고히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공식 학술지(Korean Journal of Helicobacter and Upper Gastrointestinal Research)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