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희귀 혈액질환인 진성적혈구증가증(polycythemia vera, PV)의 적혈구 과잉생산을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를 승인했다.
FDA는 28일(현지시간) 다케다 파마슈티컬스 아메리카(Takeda Pharmaceuticals America)의 '밈릴로(Mimrylo, 성분명 러스퍼타이드·rusfertide)'를 기존 치료로 질환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성인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의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밈릴로는 진성적혈구증가증 치료제로 승인된 최초의 헵시딘 모방제(hepcidin mimetic)다. 헵시딘은 장에서 철 흡수를 억제하고 저장된 철의 방출을 조절해 체내 철 항상성을 유지하는 호르몬이다. 밈릴로는 적혈구 생성에 필요한 철의 이용을 제한함으로써 적혈구의 과잉생산을 억제한다. 기존에 생성된 적혈구를 사혈로 줄이는 것과 달리 적혈구 생산 과정 자체에 개입하는 방식이다.
진성적혈구증가증은 골수에서 적혈구가 과도하게 생성되는 만성 혈액질환이다. 적혈구가 지나치게 늘어나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고 혈전, 뇌졸중,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이 증가한다.
치료의 주요 목표는 전체 혈액에서 적혈구가 차지하는 비율인 헤마토크릿(hematocrit)을 45%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맥에서 일정량의 혈액을 제거하는 사혈(phlebotomy)이 사용되지만, 일부 환자는 기존 치료를 받으면서도 반복적인 사혈이 필요하다.
진성적혈구증가증에서 과도하게 생성되는 적혈구와 러스퍼타이드가 헵시딘을 모방해 페로포틴(ferroportin)을 억제하고 혈청 철과 골수로 전달되는 철을 줄여 적혈구 생성과 헤마토크릿을 낮추는 기전. [자료=Protagonist Therapeutics]293명 대상 VERIFY 3상서 효과 확인
이번 승인은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대조 3상 임상시험 'VERIFY'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시험에는 표준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빈번한 사혈이 필요했던 성인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 293명이 참여했다. 환자들은 밈릴로군과 위약군에 1대 1로 배정돼 32주 동안 치료를 받았다.
밈릴로는 주 1회 피하주사하며 19mg으로 치료를 시작한 뒤 헤마토크릿을 45% 미만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용량을 조절했다.
유효성은 임상 20~32주 사이 사혈 기준에 해당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로 평가했다. 밈릴로군은 76.9%, 위약군은 32.9%가 해당 기준을 충족했다. 다케다는 밈릴로 투여군에서 헤마토크릿 조절과 사혈 감소뿐 아니라 피로 증상 개선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주사부위 반응과 빈혈이었다. 다케다 자료에서 주사부위 반응은 56%, 빈혈은 16%에서 나타났다.
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 비악성혈액학부 타냐 브로블레프스키(Tanya Wroblewski) 국장은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들은 적혈구 과잉생산에 따른 문제를 관리하기 위해 잦은 사혈을 받아야 하는 부담을 오랫동안 겪어왔다"며 "밈릴로 승인은 이러한 환자 부담을 의미 있게 줄일 잠재력이 있는 새로운 계열의 치료옵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밈릴로는 FDA의 우선심사(Priority Review)를 거쳐 승인됐다. 다케다는 미국 이외 지역에서도 밈릴로의 허가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