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챗지피티(ChatGPT)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JW중외제약이 판매 중인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성분명 에미시주맙)'가 일본에 이어 중국에서도 대규모 연구를 통해 장기 안전성과 효능을 거듭 입증했다. 서구권 중심의 초기 데이터를 넘어 유전적 소인이 유사한 아시아인 대상의 리얼월드 데이터(RWD)가 연이어 축적되면서 헴리브라의 국내 시장 장악력 확대에도 한층 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중국 의학과학원 산하 '혈액학 연구소 및 혈액병 병원' 주도로 현지 25개 병원이 참여한 공동 연구진은 헴리브라 예방요법을 1년 이상 투여받은 A형 혈우병 환자 132명을 대상으로 다기관 추적 관찰 연구를 진행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앙 추적 관찰 기간 26개월 동안 전체 환자의 모든 출혈에 대한 연간출혈률(ABR)은 통계적 예측 모델 기준 0.81로 극히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혈제 투여 등 의학적 개입이 필요한 출혈에 대한 연간출혈률은 0.30에 불과해 헴리브라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탁월한 질환 통제력을 발휘한다는 것이 수치로 증명됐다.
투여 개시 후 첫 12개월 동안 전체 대상자의 62.9%는 치료가 필요한 출혈을 단 한 건도 겪지 않은 무출혈 상태를 달성했다.
혈우병성 관절병증 예방 효과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연간 관절 출혈률(AJBR)은 전 기간에 걸쳐 0.1~0.3 사이의 극저 수준으로 안정화됐다.
무엇보다 치료 시작 전 이미 구조적 손상이 진행된 74개의 '표적 관절(Target joint)' 중 95.9%에 해당하는 71개가 헴리브라 투여 이후 출혈이 멎고 염증이 완화되며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찰 기간 새로운 표적 관절의 발생 역시 전무해 근골격계 보호 효과의 확실한 의학적 근거를 남겼다.
장기 투여에 따른 내약성 및 안전성 프로파일 역시 합격점을 받았다. 전체 환자 중 7.6%에서 경미한 주사 부위 반응만 나타났을 뿐, 가장 우려됐던 혈전색전증이나 혈전성 미세혈관병증을 비롯한 기타 치명적인 중증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중국 연구는 최첨단 인공지능(AI) 기법인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도입해 헴리브라 장기 치료 실패 예측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수많은 환자 변수 중 ▲과거 중화항체 보유 이력 ▲헴리브라 투여 기간 ▲표준 부하 용량 준수 여부가 장기 예방 요법의 성패를 가르는 3대 결정적 지표라는 것을 확인했다.
일본서도 3년 최장기 안전성 입증 … 고도 외과 수술에도 중증 부작용 '0'
이와 같은 중국의 대규모 다기관 연구 성과는 앞서 발표된 일본의 장기 추적 데이터와 궤를 같이하며 아시아권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 연속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본 나라의과대학 연구팀이 134명의 항체 보유 선천성 A형 혈우병 환자를 대상으로 최장 3년간 모니터링한 시판 후 조사(PMS) 결과에서도 환자의 91%에서 약물이상반응이 발생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인공관절 치환술 등 고도의 외과적 처치가 필요한 30명의 환자 전원에게서 우회인자제제(BPA) 병용 투여에도 불구하고 중대한 혈전색전증(TE)이나 혈전성 미세혈관병증(TMA)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이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혈전성 이상반응 위험 없이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출혈 예방 효과 측면에서는 '치료가 필요한 연간 출혈률(ABR)' 중앙값이 1.3회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전체 환자 중 53명(39.6%)은 투약 기간 무출혈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 확대 날개 단 헴리브라 … 혈우병 치료 패러다임 전환 가속
일본 주가이제약이 개발한 헴리브라는 A형 혈우병 환자의 부족한 혈액응고 제8인자를 모방하는 기전의 혁신 신약이다. 기존 8인자 정맥 주사제들이 가진 짧은 반감기와 잦은 투약의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최대 4주 1회 투여 방식의 피하 주사 제형으로 설계됐다.
JW중외제약은 지난 2017년 헴리브라의 국내 개발 및 판권을 확보해 2019년 제품을 상용화했다. 그러나 극도로 제한적이던 건강보험 급여 기준의 벽에 부딪혀 성장이 제한됐는데, 지난 2023년 5월 비항체 중증 A형 혈우병 환자 전반으로 급여 대상이 확대되면서 지금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헴리브라는 올해 1분기에만 23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145억원) 대비 60%라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급여 확대 이후 JW중외제약의 확실한 미래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구세대 정맥 주사제들 간 경쟁이 주를 이루던 A형 혈우병 치료제 시장은 이제 헴리브라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인 대상의 탄탄한 장기 효능 및 안전성 근거까지 더해지면서, 구세대 정맥 주사제에서 헴리브라로 넘어가는 혈우병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 속도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A형 혈우병 환자의 생명 연장을 넘어 신체 활동의 자유와 완전한 일상을 되찾아주는 헴리브라의 혁신적인 가치가 향후 JW중외제약의 장기적인 실적 성장과 시장 지배력 강화로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혈액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영국혈액학회지(British Journal of Haematology, BJH)'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