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정[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 신약 '렉라자(LECLAZA, 해외 제품명 : 라즈클루즈·LAZCLUZE, 성분명 : 레이저티닙)'가 경쟁 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임상적 근거를 추가로 확보했다.
렉라자와 얀센의 이중항체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이 종양의 근본적인 생물학적 진화 과정을 변화시켜 내성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연구 결과가 도출된 것으로, 해당 병용요법이 불러온 전 세계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시장의 구도 변화가 더욱 가속할 전망이다.
4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세암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일본 긴다이의대, 미국 사라 캐넌 연구소, 프랑스 퀴리-몽수리 흉부연구소, 중국 상하이 흉부병원, 영국 로열 마스든 병원 등으로 구성된 다국가 연구진은 MARIPOSA 3상 임상시험 결과의 심층 분석을 통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타그리소 단독요법에 비해 1차 치료 실패 시 나타나는 일반적인 내성 기전의 발생률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비소세포폐암 표적 치료 영역에서 3세대 EGFR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인 타그리소 단독요법은 1차 치료에 사용된 이후 대다수의 환자가 필연적으로 질병 진행을 겪게 되는데, 이때 다양하고 복합적인 다클론성 획득 내성 기전이 발생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환자군에서 발생하는 획득 내성 중에서 가장 빈번하게 관찰되는 표적 내성 기전은 중간엽 상피 전이 인자(MET) 유전자의 비정상적인 증폭과 C797S 돌연변이를 포함하는 2차 EGFR 단백질의 구조적 변형 현상이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이러한 주요 획득 내성의 발생 경로를 투약 초기 단계부터 차단하는 기전을 지녔다.
이에 연구진은 MARIPOSA 임상에 참여했으나, 렉라자 및 리브리반트 병용요법 또는 타그리소 단독요법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의 체내에 어떠한 유형의 획득 내성이 발생했는지 정량적으로 확인하고, 해당 내성 기전이 첫 번째 후속 치료를 시작한 환자들의 2차 무진행 생존기간(PFS2)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MET 증폭·EGFR 2차 돌연변이' 발생률 유의미한 감소
분석은 치료를 중단한 환자들의 치료 종료(EOT) 시점 혈장 샘플을 채취해 순환 종양 DNA(ctDNA)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치료 종료 시점에서 렉라자 병용요법군 환자들에게서 주요 획득 내성 중 하나인 MET 유전자 증폭이 발생한 비율은 전체의 3.4%로, 타그리소 단독요법군 13.1%와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적 약물의 결합을 방해해 약효를 떨어뜨리는 2차 EGFR 내성 돌연변이(C797S, L718X, G724X 등)의 발생률 지표에서도 렉라자 병용요법군의 수치는 1.4%로 집계돼, 타그리소 단독요법군(7.6%) 대비 저항성 돌연변이의 발생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억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브리반트를 최소 6개월 이상 투여받은 환자 101명을 별도로 추출해 분석한 결과, 질병이 다시 진행된 환자 중 MET 증폭이 확인된 것은 2명(2%)에 그쳤으며, 2차 EGFR 돌연변이는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복합 내성 억제 및 종양 진화 기전 변화 유도 … '알 수 없는 내성' 비율은 증가
종양 내에 2개 이상의 병원성 유전자 변이가 중복돼 나타나는 '복합 내성'의 발생 비율 또한 렉라자 병용요법군 54.7%, 타그리소 단독요법군 67.2%로, 렉라자 병용요법군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관찰됐다.
기존 과학계에 명확히 알려진 특정 표적 내성 기전이 아닌 '알 수 없는(Unknown) 내성'이 확인된 환자 비율은 렉라자 병용요법군이 68%를 기록해 타그리소 단독요법군의 59%보다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특정 경로를 통한 암세포의 변이를 렉라자 병용요법군이 효과적으로 차단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연구진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종양의 전반적인 돌연변이 이질성을 억제하고 표적 내성의 등장을 방지해 EGFR 변이 질환의 근본적인 생물학적 진화 기전을 환자에게 유리하게 변화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평가했다.
초기 내성 차단, 후속 치료 성과로 직결 … 2차 무진행 생존기간 8.4개월 달성
이러한 1차 치료 단계에서의 복합적인 내성 발생 억제 효과는 첫 번째 후속 치료를 시작한 환자의 2차 무진행 생존기간 연장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첫 번째 후속 치료를 시작한 환자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렉라자 병용요법군의 2차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8.4개월, 타그리소 단독요법군 5.3개월로, 렉라자 병용요법군의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이 2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 수 없는 내성'이 발생한 환자 그룹의 2차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7.4개월로, '알려진 표적 내성'을 지닌 환자 그룹의 4.6개월보다 유의하게 연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렉라자 병용요법이 종양의 생물학적 악성화 과정을 초기에 근절해 환자의 신체가 후속 화학요법의 세포 독성 효과나 다른 기전의 약물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임상적 우위가 상업적 성과로 … 1분기 글로벌 매출 82.7% 급증
렉라자 병용요법이 임상 데이터를 통해 입증한 이 같은 전례 없는 혜택과 질병 진행의 근본적 억제력은 현재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전역에서 급격한 상업적 실적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2026년 1분기 최신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렉라자 및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1분기 글로벌 시장 합산 매출은 2억 5700만 달러(약 3782억 원)로, 전년 동기 1억 4100만 달러 대비 82.7% 급증했다.
리브리반트 피하주사(SC) 제형 도입을 통한 월 1회 투여 요법 승인으로 투약 편의성까지 대폭 개선된 가운데, 내성 발현 억제를 입증한 후속 연구 데이터까지 도출되면서 렉라자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 확산과 유한양행의 구조적인 로열티 수익 확대 효과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폐암연구협회(IASLC) 공식 학회지 '흉부종양학회지(Journal of Thoracic Oncology)'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