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기죽지 말라고 발연기 하는 주인 어떤사연이?

비가 내리던 어느 날, 친구들과 전 길가에서 놀고 있는 강아지들을 발견했어요.

강아지들 근처에는 '좋은 집을 찾고 있어요'라는 팻말이 걸려있었죠.

"세상에. 이 아이들 버려진 거야?"

저는 한 아이를 품에 안고, 그 자리에서 이름을 지어 주었어요.
 

"안녕. 롤라. 내가 돌봐줄게."

하지만 녀석은 여전히 공포에 질린 표정이었어요.

저라도 그럴 것 같아요. 엄마와 헤어지고. 보호자에게 버려지고.

믿을 건 형제들밖에 없었는데 또 형제들과 헤어져 낯선 곳으로 오게 되었으니까요.

겁먹은 롤라는 곧장 소파 아래로 달려가 숨었어요.

그때 마음이 많이 안정되었나 봐요.

왜냐면 그 이후로도 쭉 소파 아래에 숨기 시작했거든요.

영화 라이언 킹을 보고 있을 때였어요.

스카가 크게 울자 롤라가 화들짝 놀라 소파 아래에 숨더군요.

'후다닥'

그래서 전 롤라가 마음이 불안할 때마다 소파를 찾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한 번은 즐겁게 뛰어 놀다가 갑자기 숨는 거예요. 그때 깨달았어요. 

롤라는 무서워서 소파 밑으로 숨는 게 아니라 그냥 소파 밑이 좋은 거였죠. 하하!
 

그때부터 우린 숨바꼭질을 함께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롤라가 여기 있으려나."

물론, 롤라가 숨는 곳은 한결같습니다. 소파 아래요.

소파 밖으로 튀어나온 저 발 좀 보세요. 하하.

하지만 전 항상 녀석을 못 본 체해요.

"와우. 정말 못 찾.겠.는.걸."

"혹시 반대편에 숨어있으려나?"

제가 소파를 움직이면 롤라는 발톱으로 바닥을 요란하게 긁으며 그 좁은 곳에서 소파를 따라 움직여요.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소파를 여러 번 움직일 때도 있죠.

"반대편에도 없군. 그럼 소파는 다시 제자리로 돌려놔야겠어."

그런데 롤라는 자신이 완벽하게 숨었다고 착각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전 오늘도 연기합니다.

"이거참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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