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피해 드러나… “일반 플라스틱과 꼭 같이 취급해야” 주장 나와
물고기 ‘퍼치’ 시험 결과, 행동 및 성호르몬에 영향 미쳐
농업 패턴을 바꿔... 재배농장 확장으로 환경에도 부정적 영향

친환경 대안으로 간주되었던 바이오 소재 기반의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부정적인 영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사탕수수를 비롯해 주로 식량 작물로 만드는 이 플라스틱은 환경은 물론 최근에는 동물의 생리적인 문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Yale School of Environment}
친환경 대안으로 간주되었던 바이오 소재 기반의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부정적인 영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사탕수수를 비롯해 주로 식량 작물로 만드는 이 플라스틱은 환경은 물론 최근에는 동물의 생리적인 문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Yale School of Environment}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플라스틱이 지구촌을 덮고 있다. 그리고 모든 생명체에 미세 플라스틱이 침투해 있다.

이러한 상황은 자연에서 더 빨리 분해되는 대체 플라스틱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동안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

소위 바이오 원료인 사탕수수 설탕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 폴리머가 그러한 선택사항 중 하나이다. 이는 생분해 플라스틱의 기본이 된다.

사탕수수 기반의 PLA 플라스틱 성분, 생리적 문제 유발해

가장 일반적인 바이오 플라스틱은 폴리락티드(PLA: Polylactide)로 3D 프린터, 섬유, 식품 포장, 일회용 식기 및 기타 응용 분야에 사용됩니다.

주로 사탕수수와 옥수수 등의 식물로 만드는 생분해성 수지이다. 세계적으로 친환경, 즉 생분해성 고분자화합물(플라스틱) 가운데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는 수지이다.

그러나 이러한 바이오 플라스틱이 최근 당초 예상과 달리 생물학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연구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의 박사과정 학생인 아조라 쾨니히 카드가르(Azora König Kardgar)는 6개월동안 관찰한 결과 물고기 음식에 있는 생분해성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작은 퍼치(perch, 농어류의 담수어)의 행동이 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퍼치들은 동료들을 만나면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반응을 보였다. 더구나 위험에 접근했을 때는 움직임이 감소하고, 모래톱 형성 능력이 변했으며, 그리고 반응도 예전과 달랐다.

"동물의 행동을 분석하는 독성학적 실험은 매우 희귀하게 이루어진다. 연구원들은 가장 일반적으로 생리적 변화를 본다. 우리는 PLA의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어떤 것이 물고기의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우리는 그 어떤 것을 볼 수는 없다”고 아조라는 말했다.

이 연구는 PLA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원래 조사 대상으로 했다. 그래서 연구팀은 실험 범위를 확대해 도자기와 종이를 코팅하는 데 사용되는 백토(white clay)인 카올린(kaolin, 고령토) 입자를 퍼치에 먹이는 실험을 추가적으로 진행했다.

이 PLA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카올린을 먹인 물고기는 행동에 약간의 작은 변화를 보였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수컷 성 호르몬이 영향을 받았고,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과 같은 물고기의 유전자 발현이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의 박사과정 학생인 아조라 쾨니히 카드가르. 

아조라는 "우리는 PLA가 물고기에게 무해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일반 플라스틱을 대신하는 환경 친화적인 대안으로 팔려서는 안 된다. 일반 플라스틱과 동등한 것으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환경전문 학술지 ‘종합 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저널 최근호에 실렸다.

물고기들에게 이전 연구에서 사용된 일반적인 석유 화학 플라스틱 농도에 해당하는 2%의 PLA가 함유된 음식을 6개월 동안 먹였습니다. 다른 물고기 그룹에 먹인 카올린의 양도 2%였습니다. 게다가, 오염되지 않은 음식을 먹인 횃대의 대조군도 있었습니다.

농업 패턴을 바꿔 환경에도 부정적 영향

한편 사탕수수로 만드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생산은 기존의 농업 패턴을 바꾸면서 환경에 해가 된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과학 전문지 ‘라이프 테크놀로지(Life Technology)’는 독일 본 대학 과학자들의 연구를 인용해, “이러한 플라스틱 생산에 들어가는 사탕수수 재배로 삼림 벌채, 토양 퇴화, 그리고 수질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연구원들이 사탕수수의 가장 큰 생산지 중 하나인 브라질에서 사탕수수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생분해성 플라스틱 생산을 위한 사탕수수 재배가 숲과 초원을 포함한 자연 서식지의 파괴로 이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살충제와 비료 사용은 토양 퇴화와 수질 오염으로 이어졌다.

이 연구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생산에 대한 보다 지속 가능한 접근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전통적인 플라스틱보다 더 빨리 분해될 수 있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환경에 상당한 충격을 준다.

결론적으로,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전통적인 플라스틱에 대한 더 환경 친화적인 대안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의 생산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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