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클럽 강제수사 본격화
전날 법안 발의되자 수사
야당은 특검법 밀어붙이기
“특검이 검찰 춤추게 한다”

박영수 특별검사. ⓒ천지일보DB
박영수 특별검사. ⓒ천지일보DB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검찰이 박영수 전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에 대해 강제수사에 나서며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 사건 수사를 본격화했다. 그러나 국회는 50억 클럽 특검법을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하는 등 다른 방식의 수사를 고려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 등) 혐의로 박 전 특검과 양재식 변호사의 주거지와 사무실, 우리은행 본점, 성남금융센터·삼성기업영업본부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30일 밝혔다.

양 변호사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당시 특검보로서 박 전 특검을 보좌했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이던 2014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이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를 준비할 당시 부국증권 등 특정 금융사를 배제하고 컨소시엄 구성을 도운 대가로 5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양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에 근무했던 딸 박씨가 화천대유가 분양한 대장동 일대 7~8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시세보다 낮게 분양받고, 5억원대 퇴직금을 받았다고 파악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씨는 화천대유 재직 시 11억원을 빌린 것으로도 전해졌다.

박 전 특검과 화천대유의 관계는 2016년 박 전 특검이 국정농단 특검에 임명되면서 마무리됐다고 알려졌다.

양 변호사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와 대장동 개발사업자 이강길 전 씨세븐 대표에게 1000억원 대출을 알선한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 조모씨 등을 변호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2.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2.23.

한편 국회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50억 클럽 특검 법안 3건을 상정했다.

상정된 법안은 정의당 강은미,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발의안 3건이다.

국회는 이미 전날 50억 특검 법안을 발의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50억 특검법 상정을 우려한 검찰이 부랴부랴 50억 클럽 강제수사에 나선 게 아니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공교롭게도 국회에서 50억 클럽에 대한 특검법에 합의한 바로 다음 날 바로 검찰이 강제수사 절차에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기 의원은 “특검이 검찰을 춤추게 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한다”며 “이렇게 전광석화처럼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왜 지금까지 망설였나. 내부적인 사정은 있는 것이지만 국민은 잘 납득하지 못하겠다”고 질타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27.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조수진 의원은 “이 사건의 핵심 피의자는 제1야당 대표”라며 “핵심 피의자가 자신의 사건에 대해 특검을 추진한 사례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50억 클럽의 구도는 성남시에서 관련자들이 브로커와 짜고 조 단위의 배임 행위를 했다는 것”이라며 “특검이 진행되면 비리의 본질을 밝히는 수사가 중단될 우려가 크다”고 반대했다.

특히 “비리의 핵심 부분인 배임 행위로 기소된 수사 대상자(이재명 대표) 쪽에서 (특검을) 주도하고 수사내용에 관여하는 그림으로 이해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진실규명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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