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뭐예요?
- 차 승 진 -
'그림을 그린다는 건 보이지 않는 시를 쓰는 것이라고'
해 아래에서 새로움이 없다는,
그 詩에 대하여 유치원생 정우가 하는 말
"시가 뭐예요?"
나는 어떤 책을 보고 있었고,
한 글자 한 글자 낱말을 배우는
어린아이의 마음에 펼쳐놓은 하얀 종이를 받아들고,
그 종이 위에 나는 생각의 그림을 그려 나간다
아이는 더 가까이 내 곁으로 다가와서
허공에 던져놓은 낱말의 퍼즐을 바라보고 있다
정리되지 못한 낱말의 조각들이 흩트려 놓은 장난감처럼 어지러워서
아이는 작은 손가락으로 한 조각씩 만져보는데,
어긋난 낱말의 퍼즐은 들쑥날쑥 아이의 맑은 눈동자에
그림자가 어린다
......
으 으
詩라는 건, 말이야…
......
아이는 흐트러진 낱말의 퍼즐 조각을 붙잡으려 하고
나는 깜깜한 시의 스위치를 더듬 거려보는
풀리지 않는, 퍼즐 게임...
차승진 기자
artist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