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 차 승 진 -
계절이 머무는 텃밭에 가면
뒤뚱거리다 넘어진 밭고랑
보리매미 쓸쓸히 울어대던
살구나무숲
앞집 아저씨도 뒷집 순이도
어디론가 떠나가 버린,
빈집들만 덩그러니
서 있는, 황톳빛 드리운 마을
개골 개골 개골
어둔 밤을 점령하던 날
마실 간 사람이 돌아오는지
일제히 잦아들던 개구리 함성
적막한 허공을 날아다니던
반딧불이처럼
깜빡깜빡 깜빡이는,
유년의 빈터
위클리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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