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법무부 독립 외치는 장관과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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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법무부 독립 외치는 장관과 ‘설전’
  • 조명애 워싱턴 에디터
  • 승인 2020.02.1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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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장관: “누구에게도 영향받거나 괴롭힘을 당하고 싶지 않다”
트럼프: “형사사건에 개입할 권리가 있다”

[시사주간=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부하직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윌리엄 바(A.G. Bar) 법무장관이 전날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때문에 도무지 내 일을 할 수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부 독립성 문제에 대한 트윗을 멈춰야 한다”고 말한 것에 불만을 품고 “형사 사건에 개입하는 건 내 권리”라고 발끈했다.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바 장관이 ‘대통령은 내게 형사사건과 관련해 아무것도 하지 말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것은 내가 대통령으로서 그럴 권리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는 형사사건에 개입할 권리가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기로 선택했다!”라는 글을 올렸다.

바 장관은 “나는 내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양심에 기반해 결정을 내리고 있고, 의회나 언론, 대통령 등 그 어떤 누구에게도 영향받거나 괴롭힘을 당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바 장관의 이 말은 미 법무부가 검찰에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에게 구형된 형량을 낮춰달라고 개입한 일에 대한 것으로 독립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바 장관은 트럼트가 신뢰하는 측근 중 한 사람이다. 사건은 2016년 미국 대선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트럼프 캠프에서 활동한 로저 스톤은 트럼프의 ‘러시아 스캔들’ 조사 과정에서 위증, 목격자 매수 등 7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자 바 장관의 참모들은 법원에 구형량을 낮춰달라는 서류를 보냈다. 스톤에 대해 7~9년 징역형을 구형했던 검사 4명은 부당하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부 무시 및 월권 행위는 한 두 번이 아니다. 바 장관은 그동안 트럼프의 입맛에 맞춰 수구 노릇을 열심히 해 왔다. CNN은 그를 “법치를 훼손하는 자생적 공범”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런 그가 참다못해 반발한 것은 그나마 법을 배운 사람으로써의 최소한 양심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AP는 “바 장관 스스로 최소한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평했다. SW

jma@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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