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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예진 기자

김장욱 이마트24 대표의 '맛'·'펫'·'전기바이크', 첫 흑자전환 가능할까...인프라 부족·실효성 한계도

  • 입력 2022.06.28 14:26
  • 수정 2022.06.2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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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욱 이마트24 대표. [사진=이마트24]

김장욱 이마트24 대표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편의점'을 앞세워 신세계그룹 편의점 런칭 이후 첫 흑자전환을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마트24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배달 서비스 강화와 특화 점포 확대 등으로 적자폭을 크게 줄이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편의점 업계는 엔데믹 이후 실적이 기대되는 유통 채널인 만큼, 업계에서는 이마트24가 올해 첫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마트24는 '딜리셔스 랩'을 신설하며 '맛'을 중심으로 한 고객 취향에 맞춘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펫(반려동물)', '전기바이크' 관련 서비스도 잇따라 출시하며 생활 밀착형 점포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무인 혹은 하이브리드(심야 무인 점포) 매장도 늘리고 있다. 라스트 마일 배송을 책임지는 퀵 커머스 사업과 앱 내 배달 서비스도 강화한다. 

다만, BGF리테일(CU), GS리테일(GS25),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빅3 대비 부족한 점포 수는 한계로 지적된다. 오프라인 인프라가 경쟁사 대비 부족한 상황에서 신규 서비스의 활성화가 실적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또 생활 밀착형 서비스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편의점 4사의 매출은 모두 증가했다. 이마트24의 경우 1분기 매출액 48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했다. 영업적자는 53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었다. GS리테일은 2조 984억원(편의점 1조 7557억원), BGF리테일은 1조 6922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미니스톱을 품은 코리아세븐은 1조 370억원 수준이다. 

이마트24의 매출은 빅3 대비 크게 떨어지지만 실적 개선세는 뚜렷하다. 지난해 이마트24의 매출액은 1조9179억원, 영업손실은 35억원이다. 영업손실은 2017년 517억원에서 2018년 396억원, 2019년 281억원, 2020년 219억원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편의점 런칭 이후 연간 기준으로 흑자를 기록한 적은 없지만 지난해 2분기 분기 기준 반짝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점포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마트24 출범 당시 손익분기점(BEP)으로 제시한 점포 수 6000개를 지난 3월 돌파했다. 이마트24는 다른 편의점들이 수익의 일정 부분을 가맹수수료로 받는 것과 달리 달리 고정 월회비를 받는다. 점포 수 기준 BEP가 의미있는 이유다. 이에 빅3와 점포 수 경쟁을 하기 보다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가맹점 각각의 매출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정률제 가맹수수료를 받는 본부임차 방식의 가맹 계약도 올해부터는 추가로 활용하며 수익성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무인 및 하이브리드 매장 수는 업계 1위다. 지난해 9월 서울 코엑스 스타필드에서 완전 무인매장을 첫 공개했고, 심야 시간에만 무인운영으로 전환되는 하이브리드 매장은 1분기 기준 1300여개에 달한다. 이는 GS리테일 570개, BGF리테일 300개, 코리아세븐 190개 등과 비교해 월등히 많은 숫자다. 

지난해 이마트24 실적을 견인한 배달 서비스도 강화한다. 2021년 3월 시작한 배달 서비스는 코로나19 특수 영향으로 꾸준히 이용률이 증가했다. 같은해 11월 시작한 e픽업 서비스의 이용률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배달 플랫폼인 요기요, 카카오, 네이버 등에서 뿐만 아니라 자체 주문앱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용자 환경(UI)와 사용자 경험(UX)를 리뉴얼한 앱을 선보이기도 했다. 

김 대표가 강조하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편의점'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전기바이크,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다. 

이마트24는 지난해 9월 방전된 배터리를 완충된 배터리로 교체하는 시범 서비스를 서울 18개 매장에서 시작한 이후, 올해 100여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지우종합상사의 이쿠터 시리즈, 젠트로피의 젠트로피Z 모델 등 총 5종의 전기바이크 판매를 시작하며 정부 보조금 사전예약 접수를 대행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펫 프렌들리' 전략도 이어간다. 전국 이마트24 매장에서 반려동물 등록 서비스를 신청하면 고객이 남긴 연락처로 링크가 전송되고, 이 링크를 통해 고객이 반려견 사진과 정보를 등록하면 된다. 업로드 된 정보는 반려견 등록 서비스 플랫폼 '페어펫'을 통해 관할 구청 동물등록시스템에 정식 등록되고, 외장칩이 원하는 장소로 배달되는 방식이다. 

편의점의 기본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의 입맛을 잡기 위한 '딜리셔스 아이디어'도 계속된다. 이마트24는 지난해 10월 새 슬로건 '딜리셔스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상품 개발을 위한 '딜리셔스 랩'을 신설했다. 호텔 셰프, 파티셰 등 전문 인력을 영입해 '아주 맛있는', '아주 기분좋은'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딜리셔스 아이디어' 발표 후인 지난해 11월, 12월 '프레시 푸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스 푸드'는 김밥, 도시락, 샌드위치, 햄버거 등 PB 상품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김 대표는 "2017년 이마트24로 리브랜딩 후 현재까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편의점' 슬로건을 내걸고, 일상의 일부가 된 편의점에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경험을 제안해 고객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선도해 왔다"며 "지금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보다 구체적인 상품개발 및 구성원의 실행 전략을 담은 새 슬로건 ‘딜리셔스 아이디어’를 내재화하며 고객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마트24의 차별화 전략은 2020년 10월 김 대표의 취임 이후 본격화 됐다. 김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으로 SK를 거쳐 신세계그룹으로 넘어왔다. 그룹 내에서 DT(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 전환) 전문가로 꼽히는 김 대표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신세계I&C 대표이사로 근무하면서 간편결제 서비스 'SSG페이(쓱페이)'와 이마트24 무인점포 스파트 관리시스템 등을 출범시켰다. 

신세계그룹은 2014년 '위드미(이마트24의 전신)' 인수로 시작한 편의점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유통업과는 거리가 있었던 김 대표를 전격 발탁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디지털 전환과 새로운 개념의 편의점을 제시하며 이마트24의 변신과 실적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다만, 김 대표 체제의 이마트24가 런칭한 서비스가 제대로 자리잡기에는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BEP를 넘겼지만 빅3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오프라인 인프라가 생활 밀착형 서비스 확산에 한계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점포 수의 절대 부족은 서비스 이용률과 범위 확대에 불리하다. 다른 곳에서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위해 굳이 이마트24까지 찾아갈 이유도 찾기 힘들다.

전기바이크 정부 보조금 접수대행 서비스의 경우, 판매하는 바이크의 기종이 5종으로 제한적이다. 많은 바이크 샵이나 온라인에서도 보조금 접수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굳이 편의점에서 이같은 서비스를 이용할지도 의문이다. 반려동물 등록 서비스도 링크만 제공할 뿐 고객이 직접 사진과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없다. 

올해 2분기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경제활동이 재개되는 리오프닝 효과와 여름 성수기를 맞아 편의점 업계의 실적 개선이 전망되고 있다. 지난 7년간 내실을 다져온 이마트24가 김 대표의 차별화 전략에 힘입어 첫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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