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대선에서 맞붙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출처: 뉴시스)
올해 미국 대선에서 맞붙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인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신에 반대하는 사람이라고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월풀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해 “그는 급진 좌파 의제를 따르고 있다. 총기를 빼앗고 수정헌법 2조를 파괴하며 종교도 없고 아무것도 없으며 성경을 해치고 신을 해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미국 수정헌법 2조는 미국인에게 무기를 보유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최근 오하이오주에서 실시된 4차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가까스로 누른 가운데 전통적인 우세주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이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은 공화당 내 보수 기독교권의 지지를 확고히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역사상 최초의 가톨릭 부통령인 바이든에 대한 유권자들의 시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존 케네디 전 대통령은 1960년 당선됐을 때 처음이자 유일한 가톨릭 신자 대통령이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내 믿음을 공격하는 것을 부끄러운 일”이라며 자신의 믿음이 삶의 기반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처럼, 내 믿음은 내 삶의 기반이었다”며 “그것은 상실의 순간에 위안을 주었고 승리와 기쁨의 순간에는 나를 지지하고 겸손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그의 신앙이 그의 삶에서 특히 비극의 순간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오랫동안 공개적으로 밝혀왔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교통사고로 첫 아내와 딸을 잃었고, 이후 아들을 암으로 잃었다. 죽은 아들의 묵주를 손목에 차고 다니는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의 신앙이 슬픔을 이겨내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말해왔다.

바이든 선거캠프 대변인인 앤드루 베이츠도 “(바이든 전 부통령은) 평생 존엄하게 살아왔고, 극도의 고난의 시기에 그것(신앙)이 힘과 위로의 원천이 됐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 통신국장 출신이자 CNN 정치평론가인 더그 헤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신앙 공격’이 크게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헤이는 “우리는 이런 공격들을 전에 본 적이 있지만 공화당의 아주 작은 부분 외에는 효과가 없었다”며 “누군가의 신앙에 의문을 제기할 정도로 지나친 정치 공격을 해왔으니 효과가 없을 수밖에 없다. 이런 공격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 유권자를 동정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미국인의 4분의 3 이상이 기독교나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장로교 신앙에 대해 거의 말하지 않고 교회에 거의 나가지 않는 반면 복음주의 기독교인들과 긴밀히 협력해 낙태 제한과 총기 소유권 보존이라는 명분을 정책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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