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관(동강대학교 교수)

 

양성관 동강대학교 교수

농자재값은 상승하고 농축산물값은 하락하여 우리 농가의 살림살이에 빨간불이 켜졌다. 농촌에는 청년들을 찾아보기 힘들고, 농사철에 외국인 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 수확량이 좋다며 농협에서 지정해준 볍씨로 농사를 지어 수확량이 늘었는데,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매입하지 않는다면 누가 정부를 믿고 농사를 짓겠느냐며 농민들의 정부와 농협에 대한 불신이 쌓여만 간다.

정부와 농민의 갈등이 심화되며, 청년들이 빠져나가 힘을 잃어가는 우리의 농촌 현실과는 대조적으로 세계적인 부자들은 농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구글의 전 회장인 에릭 슈밋,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등 글로벌 IT 기업의 부자들이 이미 농업에 투자를 시작했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서울시 면적의 두 배에 가까운 총 26만9천 에이커의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 다국적 기업들이 왜 농업에 관심을 갖고 거액의 투자를 시작했을까? 농업의 미래가치가 높아질 것을 예측하고 농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인간의 평균수명은 100세를 넘길 것이다. 인간의 평균수명 증가로 인해 필요한 식량 소비가 증가하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식량의 자급자족이 미래사회의 국력이 될 것이다. 농식품부는 2022년 말,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을 44.4%로 발표했다. 미래에 식량이 부족하게 되면 자국에서 생산된 식량에 대해 수출금지 가능성이 크다. 당장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자국의 곡물 수출을 중단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들이 늘어 곡물 가격이 급등한 사례를 경험했다. 미래에는 식량안보가 국방안보 이상으로 중요하게 될 것이다.

식량 자급률이 낮은 우리나라가 미래에 경쟁력을 갖기 위해 농촌을 살리는 것이 국가적 과제이다. 농촌을 살리기 위해서는 농민이 정부를 신뢰하며 행복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자녀 교육 문제와 의료시설 접근성 등과 같은 청년들의 귀농·귀촌을 가로막는 문제점을 해결하여 청년들이 농촌에 정착하게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아울러 미래에 변화될 농촌 환경에 대한 준비와 비전 제시 및 고소득이 보장된 행복한 농촌 생활이 가능하도록 농업정책을 펼쳐나갈 때 대한민국의 미래가 산다.

미래의 농촌은 어떠한 변화가 올 것이며, 정부는 미래에 변화될 농업에 대비해 어떠한 정책의 준비를 해야 할까? 첫 번째 예측되는 변화는 미래의 농업은 로봇에 의해 파종부터 재배, 수확까지 모든 과정이 인공지능에 의해 자동화가 될 것이다. 농가는 넓은 단독주택에서 쾌적한 전원생활을 하면서 태양광 에너지나 농축산 부산물을 이용하여 생산된 에너지를 통해 관리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으로 실내 온도와 에너지 사용량을 조절하여 불필요한 전력 소비도 줄여 관리비 걱정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미래의 농촌은 기후 온난화로 인해 자연재해가 더욱 잦아지며, 매년 ‘역대급’의 용어가 붙는 기상이변이 계속해서 생길 것이다. 이러한 기상이변과 자연재해를 대비한 농사기법 개발이 필요하다. 다양한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새로운 병해충을 이겨내며, 생산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해야 한다.

세 번째로 미래에는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이다. OECD 국가들 가운데 농지 단위 면적당 농약 사용량이 가장 많은 국가 1위가 대한민국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농업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애그테크’와 같은 농사기법으로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농법을 개발했다.

미래의 농업은 인공지능과 결합하여 시너지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첨단산업이다. 첨단기술과 결합한 선진 농법에 관한 연구와 우리 농촌 현실에 맞는 농사기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그러나 4차산업 사회의 인공지능과 접목된 농사기법의 현실화를 위해서는 많은 과제가 있다. 특히 지구 온난화로 인한 재난극복 대책의 농법 개발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농촌에 정착하고, 미래 대한민국을 살리는 농업정책 수립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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