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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초대석 시인 이상현 - " 속초에 살면"

밤 지새운 설악산,함께 넘어 꼭 이어야 할 땅

  • 입력 2023.02.04 07:48
  • 수정 2023.02.04 08:20
  • 기자명 김영학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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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에 살면

                      이상현

속초 살면

속 촉촉해져요

 

닻 내린

만선 오징어 배

펄펄 뛰는 웃음

빙그레 반기는

혹시나 하여

밤 지새운 설악산

 

실향민 이주민

어우러지는 눈길

이젠 외롭지 않아

갯배 아바이 마을

 

국제여객선 터미널

행선지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속초 초등학교

원산 중학교

걸어서도 갔던

바로 옆 금강산

원산항 표시는

왜 어디로 갔나

 

동쪽 바다

파도 끝자락 주고 간

새로 태어난 모래톱

오늘도 북쪽으로

부지런히 걷는

주인인 나그네

 

이젠 죽더라도

함께 넘어가면서

꼭 이어야 할 땅

기다리고 있어서

촉촉해져요 오늘도

 

2023130

겨레돌 이상현

===============

설악산이 푸른 바다 속초를 내려다본다. 삶의 애환이 어우러진 곳. 두고 온 북의 땅, 그리움의 발걸음을 금강산,원산항으로 옮겨 보지만, 마음만 부지런히 걷고 있다. 동해 바다 끝자락 새 모래톱을. 내 나라 내 땅의 영원한 이방인이 아닌 주인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오늘도 마음 속 눈가가 촉촉해진다.

==이상현 시인 =========

 

2007년 등단, 2018 서대문 문학상 수상.함석헌 선생 씨알사랑 사사. 서울 묵동야학 설립 지도.한국시인협회, 서울시인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현재 서울 서대문구 문인협회 회장

시집 : 미소 짓는 씨알』 『밤하늘에 꽃이 핀다』 『살굿빛 광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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