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호조무사노조

전국간호조무사노조(위원장 고현실)가 설립 총회를 열고 출범을 선언했다. 간호조무사업계에서 첫 전국 단위 직종노조다.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는 개원 의원들을 상대로 집단교섭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16일 노조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250여명의 간호조무사들이 모인 가운데 설립총회를 열고 임원을 선출했다. 초대 노조 위원장에는 2015년부터 올해 2월까지 간호조무사협회 인천시간호조무사회를 이끌었던 고현실 전 회장이 선출됐다. 고 위원장은 투표 참여 대의원 189명 중 94.2%의 찬성을 받아 당선됐다. 부위원장에는 장근례·김연자 간호조무사가, 사무국장에는 김량운 간호조무사가 각각 뽑혔다.

고현실 위원장은 “간호조무사 노동자의 새로운 역사를 이끌어 갈 의미 깊은 역할을 맡아 영광”이라며 “전국에 간호조무사노조 설립을 천명하고 간호조무사 노동자 단결을 강화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간호조무사노조설립추진위원회 단계부터 지원한 곽지연 간호조무사협회장은 “간호조무사 권익향상과 처우개선을 위해 노조설립에 대한 요구가 끊이지 않았는데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며 “열악한 노동환경과 처우로 가슴에 한이 맺히고 눈물을 흘려야 했던 간호조무사를 대변해 달라”고 격려사를 했다. 간호사 출신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상으로 “간호조무사노조가 생긴다는 사실에 설레고 노동 동지로 함께하게 돼 기쁘다”며 “간호조무사 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해 힘 모아 뛰겠다”고 축사했다.

노조는 출범선언문에서 “저임금과 다양한 차별의 고통을 없애고 전국 85만 간호조무사 노동자들의 꿈과 희망을 조직하겠다”며 “노동기본권을 쟁취하고 노동 인권을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노조는 이번주 내로 고용노동부 관할지청에 노조 설립신고를 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보건의료노조에도 간호조무사가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지만, 전국 단위 직종노조로 설립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의료업계는 간호조무사노조 설립이 동네 의원에 미칠 파장을 주목하고 있다. 노조는 조직화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개원 의원 등을 상대로 집단교섭을 추진할 계획이다.

간호조무사협회의 ‘2021년 간호조무사 임금근로조건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1%가 5명 미만 의원급에서 일한다. 이중 65.8%는 주 6일 이상 일하지만 근로기준법 적용제외 조항 때문에 가산수당을 전혀 받지 못했다. 간호조무사 17.4%는 최저임금 미만을 받고 일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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