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신의 직장 마사회...7인의 죽음
'PD수첩' 신의 직장 마사회...7인의 죽음
  • 정세연
  • 승인 2020.02.1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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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MBC 'PD수첩'
사진제공 = MBC 'PD수첩'

 

[한국사회복지저널 정세연 기자] 어제 18일(화)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마사회의 부정과 비리를 폭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생을 마감한 고 문중원 기수의 죽음을 통해 기수와 조교사, 마주의 관계, 그리고 마사회의 문제를 집중 보도했다.

 

제작진은 ‘경마의 꽃’이라고 불리며 경주에 출전하는 사람은 기수이지만, 경주에서 감독과 같은 역할을 하고 기수가 타는 말까지 관리하는 조교사의 지시를 기수가 거부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고 문중원 기수의 아내는 생전 문중일 기수의 경우도 조교사의 부당한 지시 때문에 힘들어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작진을 만난 조교사는 자신도 부당지시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조교사는 마주들의 말을 관리하고 받는 위탁관리비로 기수와 말관리사 등을 고용하는 데 조교사가 마주들의 부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마주들은 언제라도 자신의 말을 다른 조교사에게 주기 때문에 마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제작진에게 설명했다. 제작진은 고 문중원 기수의 죽음의 이유가 비단 이런 구조적인 문제 뿐 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만 7명의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하며, 그 배경에 마사회가 추진한 ‘선진경마제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선진경마제도’는 우승 경쟁이 치열해지면 경기력이 좋아지고 이것이 매출로 이어진다는 마사회의 논리로 탄생한 제도다. 마사회는 성적이 우수한 조교사에게는 더 많은 말칸(마방)을 제공하는 등 혜택을 주고 그 결과 혜택을 입은 조교사의 경우 전체 상금의 30%를 가지고 가게 됐다. 무한 경쟁에 내몰린 나머지 마방은 생존이 어려워 진 것이다. 기수나 말관리사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마사회는 이 죽음들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자신들은 경마를 시행하는 시행처일 뿐이고 조교사나 기수들은 직접 고용관계가 아닌 개별 사업자라는 이유였다. 그러나 제작진이 취재한 결과 마사회는 기수 면허를 연장하는 심사나 조교사를 고용하는 등 중요한 문제의 결정 과정에서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었다.

 

제작진은 “마사회는 소속 직원들에게는 신의 직장이었으나 실제 말을 타는 기수나 말 관리사들에겐 목숨을 버릴 만큼 힘든 일터였다고”꼬집으며 “정부는 특수성이라는 포장 뒤에서 일어나고 있는 공기업, 마사회의 전횡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jjubik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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