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이제 후배들한테 넘겨줄 때" 국가대표 은퇴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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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이제 후배들한테 넘겨줄 때" 국가대표 은퇴 시사
  • 이상용 기자
  • 승인 2023.03.3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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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WBC,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 2021년 2020 도쿄올림픽에서 활약
양의지 선수
양의지 선수

현역 최고의 포수로 손꼽히는 양의지(36·두산 베어스)가 3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 KBO 미디어데이 공식 행사를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마지막 국가대표였다. 준비를 잘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무척 아쉬웠다"고 밝혔다.

이번 WBC를 앞뒀을 때부터 마지막 태극마크라고 생각했다는 양의지는 "1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중국전을 보면서 (김)현수(LG 트윈스)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며 "베테랑들이 나서서 조금 더 잘했다면 결과가 바뀌어서 좋은 평가를 받았을텐데 아쉽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제 후배들한테 넘겨줄 때"라고 재차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드러냈다.

양의지는 대표팀의 붙박이 안방마님이었다.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단 양의지는 그야말로 대표팀의 '단골 손님'이었다. 2017년 WBC,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 2021년 2020 도쿄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전까지 국제대회에서 타격으로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올해 WBC에서는 달랐다. 3경기에서 타율 0.400(10타수 4안타) 2홈런 5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한일전에서는 일본 선발 투수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선제 투런포를 때려내기도 했다.

호주에서 미국으로, 다시 한국에 왔다가 일본에 가는 강행군을 펼쳤음에도 제 몫을 다했다.

태극마크를 내려놓기로 결심한 양의지는 이제 소속팀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다. 2019시즌을 마친 뒤 프리에이전트(FA)가 돼 NC 다이노스로 떠났던 양의지는 2022시즌 뒤 다시 FA 자격을 얻어 친정팀 두산과 6년 최대 152억원에 계약했다.

양의지는 "이제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남은 기간 동안 두산 선수들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내가 선수 생활을 하면서 마지막으로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료들이 지난 시즌에 자신들에게 실망했다고 하더라. 올해 개개인이 느끼는 것이 많고, 준비도 많이 하더라"며 "잘하는 선수가 오면 자신감을 많이 얻기도 한다. 지난해 두산이 9위에 그쳤지만, 내가 부지런히 움직여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WBC를 치르느라 아직 호흡을 못 맞춰본 투수들도 있지만, 최대한 빠르게 호흡을 맞추겠다는 생각이다.

양의지는 "아직 못 받아본 공도 많다. 많이 받아보고 빨리 파악해야 할 것 같다. 후배들의 스타일을 빨리 파악하고 대화하면서 맞춰가겠다"며 "시즌 초반에 다소 힘들겠지만, 적응해 나가면 좋아질 것이다. 젊은 투수들과 나이 차가 많다보니 편하게 해주고, 다가가서 먼저 이야기를 해줘야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건들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한 양의지는 "젊은 투수들에게 초구는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2스트라이크가 되면 결정구를 바로바로 던지라고 한다"며 "투수들이 공격적이면서도 안정적인 투구를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WBC를 마치고 양의지에 앞서 김현수, 김광현(SSG 랜더스)도 대표팀 은퇴 의사를 드러냈다. 김현수는 1라운드 탈락 직후 인터뷰에서 태극마크를 반납하겠다고 했고, 김광현은 귀국한 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표팀 은퇴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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