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신선영 기자]
태극전사들이 결국 해냈다. 승리 외에 방법이 없던 한국 축구대표팀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열린 200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2-1로 강호 포르투갈을 꺾었다.
대표팀은 전반 5분 히카르두 오르타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전반 27분 김영권(울산)이 동점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결승골은 마스크 투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발끝에서 나왔다.
무승부로 끝날 듯하던 경기는 후반전 추가시간 1분 만에 손흥민이 슈팅 대신 황희찬(울버햄프턴)에 넘겨준 패스가 결승골로 이어지면서 역전을 이뤄냈다. 근육부상으로 우르과이·가나전을 벤치에서 지켜봤던 황희찬이 기적의 극장골을 선보인 것이다.
한국은 1승 1무 1패로 우루과이와 승점·골득실 차까지 같지만 다득점(4득점·4실점)으로 우루과이(2득점·2득실)를 제끼고 극적으로 16강 티켓을 잡아냈다. 이로써 한국은 4강 신화를 쓴 2002 한일 월드컵을 포함해 역대 세 번째로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이른바 ‘빌드업 축구’라는 벤투호의 시스템이 4년 전 조별리그 3차전에서 독일을 꺾었던 ‘카잔의 기적’에 이어 ‘알라이얀의 기적’을 일궈냈고, 광화문 광장과 대형경기장에서 거리응원에 나선 붉은악마들도 환호했다.
손흥민과 황희찬 듀오의 활약에 외신들도 극찬을 쏟아냈다.
피파랭킹 28위 한국이 랭킹 9위 포르투갈을 무너뜨렸다는 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영국 BBC는 “대표팀이 경기 시작 5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면서 희망이 없어 보였지만 프리미어리거 손흥민과 황희찬 듀오가 행복한 결말을 만들었다”고 감탄했고,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도 “가장 필요로 할 때 손흥민이 있었다. 엄청난 압박감에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침착함을 지닌 마법 같은 선수“라고 극찬했다.
한국보다 하루 먼저 16강행을 확정한 일본 매체들은 역대 월드컵 최초로 아시아 3개 국가가 16강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국가 중 호주, 일본, 한국이 16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 한일전도 점쳐지는 가운데 한국은 월드컵 최다(5회) 우승국인 세계 최강 브라질과 맞붙게 됐다. 브라질과의 16강전은 6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도하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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