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새로운 인생’ 갱년기 건강관리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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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병원 산부인과 제동성 과장

추석 연휴가 성큼 다가왔습니다. 딸이자 엄마이고, 며느리인 여성분들 중에서는 긴 명절 연휴가 반갑지만은 않은 분도 있으실 텐데요. 명절을 전후로 우울감이 들거나 잠이 오지 않고, 두통이나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찾아오는 것을 흔히 명절증후군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혹시 이런 몸의 이상들이 단순히 명절 때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지 않고, 지속되고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갱년기로 인해 신체의 기능이 저하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갱년기라고 하면 다소 막연한 느낌이 듭니다. 반면 폐경기라고 하면 분명하게 특정할 수 있는 증상이 있습니다. 바로 월경이 멈추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난소의 기능이 떨어지고 차츰 월경이 멈추는 시기가 폐경기라면, 폐경기를 중심으로 전신의 노화가 진행되는 시기를 갱년기라고 합니다. 여성호르몬의 생산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50대 초반부터 안면홍조, 두통, 두근거림, 현기증, 불면, 우울감이나 흥분, 무기력 등 여러 가지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동반하며 갱년기에 접어들게 됩니다.

그럼 이렇게 시작된 갱년기는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사실 우리 수명이 다할 때까지 호르몬 생산 기능이 떨어지고 노화가 진행되는 상태로 살게 되므로, 대략 수명의 1/3 정도를 갱년기로 보아야 합니다. 이전에는 인생의 후반 1/3 시기는 노년기로 여겼지만, 수명이 길어지고 의료 수준이 높아지면서 나이가 들어도 건강한 상태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졌습니다. 갱년기가 시작되는 시기의 건강관리에 따라 인생 후반부 대부분이 좌우된다는 뜻입니다. 전문의의 도움과 함께 적절한 검사와 치료로 여러 불편한 증상들을 조절하고 활력을 더하는 등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의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갱년기와 노년기를 보다 건강하고 활기차게 보낼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갱년기와 관련해 단순히 호르몬 검사나 골다공증 검사 정도를 실시했지만, 최근 갱년기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호르몬 검사뿐만 아니라 혈관의 건강도나 비타민D 농도, 신경관계의 건강상태에 대한 종합적인 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검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호르몬 치료, 혈관을 건강하게 하는 치료 등을 실시하는데요. 노화는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현상인 만큼 원상태로 되돌리는 치료라기보다, 노화로 인해 부족해지기 쉬운 기능이나 영양소들을 보완하고 보충해 주는 치료의 개념으로 접근하시면 됩니다. 이와 함께 균형 잡힌 식사나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면서 체중 관리 등에 힘쓰는 등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갱년기가 찾아오는 시기는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가면서 부모의 역할이 축소되는 시기와 맞물립니다. 갑자기 늙고 쓸모가 없어진듯한 느낌이 들면서 큰 심리적 변화를 겪게 되는데요. 몸의 이상이 찾아와도 늙었으니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자연스럽게 낫기를 바라거나, 혼자 참으려고 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지금이야말로 여러 역할들로부터 자유로워져서 독립적인 개인으로 다시 설 수 있는 시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취미활동이나 봉사활동을 하면서 사회적으로 적극 교류하는 것이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갱년기로 인한 신체적, 심리적 변화가 이런 새로운 시작을 어렵게 만든다면, 전문의의 도움과 가족 등 주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해서 건강하고 활기찬 인생의 2막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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