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해신해양 김기영 대표와 고성우 총괄이사(오른쪽)
(주)해신해양 김기영 대표와 고성우 총괄이사(오른쪽)

양식용 친환경부표를 제조하는 회사가 있다. 통영의 바다 아니,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키겠다고 호언장담하는 (주)해신해양(대표 김기영). 절대 바다 속에 가라앉지 않는 이중내외피 구조 특허등록 제품을 생산하는 통영 향토기업이다.

바다의 소중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럼에도 마치 공기처럼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바람에 인간은 그 바다를 모질게 학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누군가 그렇게 표현했다. 바다는 은행과 같은데 인간이 입금은 하지 않고 출금만 해서 파산직전이라고. 그런데 사실은 출금만 하는 것을 넘어 은행에 온갖 폐기물과 쓰레기를 버리고 있으니 더 악성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양식용 스티로폼부표 아닐까? 수산1번지 통영이라는 빛나는 성공의 그림자라고 해도, 곳곳에 무질서하게 버려진 듯 쌓인 스티로폼은 해양관광도시의 자부심에 흠집을 내는 원흉 아니던가? 바다에 설치된 스티로폼부표는 그나마 나으니 위안삼자.

충렬초-통영중-통영상고(현 동원고) 출신인 김기영 대표(51)는 2017년 창업해 올해로 5년째인 친환경부표 전문생산업체다. 주요 고객은 굴양식업체. 해신해양의 친환경부표는 특허제품이다. 보통의 친환경부표는 단일외피라서 그 외피가 파손되면 그대로 침수해 버리지만, 해신해양 친환경부표는 2중구조라서 외피 파손에도 침수가 안 된다. 일반 친환경부표는 외피가 파손되면 부표에 물이 가득 차게 되고, 무거워서 들어 올리는 것조차 버거워지는 바람에 양식어민들이 줄을 끊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럼 친환경부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바다밑바닥에 가라앉아 2차 해양환경 오염피해 가져오는 것.

하지만 (주)해신해양의 친환경부표는 외피 안에 내피가 있는 2중 피복 구조라서 설사 외피가 파손되더라도 내피가 있어서 부력을 유지하므로, 어렵지 않게 수거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2차 해양오염피해 발생우려가 없는 것이다. 친환경부표는 열가소성수지인 PP(폴리프로필렌)재질이라 회수만 되면 얼마든지 재활용이 가능하다.

저수온, 낚싯배 충돌이 파손 주 요인

그렇게 쉽게 파손되느냐고? 그렇단다. 상온이 아니라 겨울철 차가운 바닷물 속에 있다 보니 큰 충격이 가해지면 충분히 파손되며, 무심코 지나가는 낚싯배들에 부딪히기 일쑤다.

어장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올해 11월 13일부터 수하식양식장 내 스티로폼부표 신규설치가 금지되고, 내년 11월 13일부터는 모든 어장에 전면 확대 적용된다. 작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서 사용되는 양식용 부표는 5500만개 정도에 스티로폼이 70%를 넘게 차지한다. 양식어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한 상황.

사실 중앙정부는 2022년부터 친환경부표 전면사용 계획이었다가 이를 3년 유예했다. 중대한 외부요인들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2025년 이후 스티로폼부표 사용불가 조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4년간 총1142억을 투입할 예정이다. 물론 30%는 자부담하는 조건이다. 친환경부표 570만개 이상 보급이 목표.

해신해양의 친환경부표는 개당 자부담 금액이 1만 원 정도다. 특허제품인 점을 감안하면 다른 업체제품들과 가격경쟁력이 없는 편은 아니다. 수거가 힘든 타제품 대비 수거를 잘 하면 값을 받고 재활용 판매도 가능하니 조건도 좋은 편이다. 그럼에도 (주)해신해양 김기영 대표는 “지금은 공장이 부산에 있는데, 물류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통영으로 공장이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실 김기영 대표가 처음부터 부산에 공장을 두려던 것은 아니다. 업종이나 비용이 맞지 않았다. 다만 지역양식어민들이 오히려 지역 업체를 더 못미더워하는 것은 사실 섭섭했다. 부산공장 설립에 이 이유도 작용했다. 그렇지만 통영에 공장을 이전하고, 5년 노하우를 활용해 지역어민들을 위한 친환경부표를 만들 작정이다. 지금까지보다 더 절실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김기영 대표는 “양식어민들도 2025년이 코앞에 다가와서 한꺼번에 준비하는 것보다 지금부터 조금씩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통영에 세운 공장 생산라인을 신명나게 돌려보고 싶다”고 말한다.

 

지역업체 신명나게 일 할 기회 오기를

(주)해신해양 고성우 총괄이사 역시 “우리 제품을 사용해 본 어민들은 열이면 열 다른 회사 제품보다 확실히 품질과 가능 면에서 월등하다고 평가한다”고 말한다. 그는 예전 본지에 자주 소개됐다. 대적상대가 없던 전설적인 동호인 야구팀 충무공감독 출신이다. 두 사람 모두 지역사회에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편인데 “지금은 우리가 할 줄 아는 재능기부 집수리, 재능기부 어린이놀이터 설치 등 몸으로 때우는데, 앞으로는 사업이 잘되고 많이 벌어서 돈으로 많이 기부하고 싶다”고 말한다.

지난 7월초 굴수협에서 친환경부표 홍보전시회를 개최했다. 수협중앙회 차원에서 준비했고, 굴수협 조합원 100여 명이 참가했음에도, 이후 아직까지 별다른 변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통영의 양식어민들이 나서지 않으면 통영의 바다, 우리나라 바다는 지켜지지 않는다. 이젠 지역 어민들이 나서서 우리바다를 지키고, 우리 지역 업체를 지지할 때가 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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