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세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비트코인 2만6,000달러 하회
SEC “거래량 부풀리는 데 고객자산 이용...당국 감시망 회피법 제공”..
"바이낸스와 자오 CEO, 법망 피하기 위해 사전에 계획"…고의성 부각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SG경제=김도산 기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세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자오창펑의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법적 조치에 나섰다. SEC가 바이낸스와 자오에 적용한 법률 위반 혐의는 모두 13가지에 이른다. 가상화폐 업계의 대형 악재가 돌출됨에 따라 대장격인 비트코인이 2만6,000달러(3,398만원) 아래로 떨어지며 3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EC가 바이낸스와 자오 CEO의 증권 관련 법률 위반 혐의로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장에서 "바이낸스와 자오 CEO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고객 자산을 이용해 이득을 얻으면서 고객 자산을 큰 위험에 노출했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고객 자산을 비밀리에 별도의 가상화폐 관련 업체에 송금한 뒤 바이낸스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에 투자하도록 함으로써, 바이낸스의 가상화폐 거래량이 실제보다 훨씬 많은 것처럼 부풀리는 효과를 낸 혐의다.

바이낸스가 고객 자금을 송금한 업체는 '메리트 피크(Merit Peak)‘와 스위스에 등록된 '시그마 체인 AG(Sigma Chain AG)’이다. SEC는 두 업체가 바이낸스와 별도의 법인이지만, 모두 자오 CEO의 영향력 아래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낸스는 또 미국인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해외 거래소 직접 투자가 금지된 상황에서도, 일부 큰손 투자자들에게 당국의 감시를 피해 해외 거래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개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바이낸스와 자오 CEO는 치밀한 기망 행위를 저질렀고, 고객 이익과 상충하는 활동을 하면서도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바이낸스와 자오 CEO가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사전 모의했다"고 고의성을 부각했다.

바이낸스와 자오는 3월에도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부터 파생상품 등에 관한 규정 위반으로 제소되는 등 미 감독기관의 표적이 됐다. 미 국세청(IRS)은 바이낸스의 자금세탁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바이낸스는 중국계 캐나다인인 자오창펑이 2017년 중국에서 설립했다. 자오 CEO는 이와 관련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바이낸스에 맡긴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는데 전 임직원이 힘쓰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바이낸스와 자오 CEO에 대한 SEC의 제소로 이날 가상화폐 대장격인 비트코인은 급락했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서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6시 현재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4.89% 하락한 2만5,698달러(약 3,358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2만6,0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3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바이낸스 자체 가상화폐 BNB는 8.25% 급락한 278.28달러(36만3,711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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