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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약 13년 만에 대출금리가 7%대로 굳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계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이미 7%를 돌파해 연내 8%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7%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에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른 19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계대출자 10명 중 8명이 변동형 가계대출을 이용하는 상황에서 연내 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를 최대 1%포인트(p)까지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달 30일 기준 연 4.730∼7.141% 수준이다. 1주일 전인 9월 23일(4.380~6.829%)와 비교했을 때 상단이 0.312%p, 하단이 0.350%p 높아졌다.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6월 잠깐 7%대를 찍었다가 채권금리 안정과 은행권의 예대금리 축소로 6% 초·중반대까지 빠르게 내려간 바 있다. 그러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12년 만에 미국과 한국의 예상보다 빠른 긴축 전망 등의 영향으로 5%를 넘어서며 다시금 7%대로 고정되고 있다. 


신규 코픽스와 연동되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연 4.510∼6.813%에 달했다. 1주일 전(4.200∼6.608%)과 비교해 상단과 하단이 각 0.205%p, 0.310%p 올랐다. 이달 중순 코픽스가 오를 경우 변동금리도 7%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말 연 2% 초반에서 3% 중후반 수준이던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최고금리도 연 7%선에 근접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대표 전세대출인 ‘우량주택전세론’ 금리는 연 5.517~6.817%까지 올랐고, 신한은행의 ‘신한전세대출’도 4.42~6.42%로 상단이 6% 중반에 달했다. NH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 또한 전세대출 최고금리가 연 6%를 웃돌았다. 


신용대출은 1주일새 금리(1등급·1년)가 연 4.903∼6.470%에서 5.108∼6.810%로 인상되면서 7%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처럼 대출금리가 7%대에서 고정되는 것은 코픽스 사용 이후 약 13년 만이다. 


금융권에서는 연말까지 대출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4차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에 한은이 이달과 다음달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를 고려해 10월과 11월 잇따라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준금리는 최소 0.75~1.00%p 올라 연 3.25~3.50%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연말께 대출금리는 8%에 근접할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최고 금리가 8%대에 이르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거의 14년 만의 일이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차주들의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2일 발간한 ‘2022년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가계부채는 1869조 4천억원으로 1년 사이 3.2% 증가했다. 이 중 변동금리 가계대출 비중은 7월 중 잔액 기준으로 78.4%에 달했다. 


대출금리가 7%대에 달하면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100만원 넘게 늘어났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p 오를 때 차주 1인당 연이자 부담이 16만 1천원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올해 8월까지 한은이 총 6차례의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밟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1년 6개월 사이 대출자 1인의 이자 부담은 112만 7천원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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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0-03 16: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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