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챗지피티(ChatGPT)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한미약품이 전립선비대증 치료 복합제 '듀오다트(성분명 두타스테리드·탐스로신염산염)'의 제형을 변경한 후발 의약품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캡슐 제형을 정제로 바꾸고 크기를 줄여 복약 편의성을 개선하는 전략이다.
16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두타스테리드를 다공성 실리카에 봉입한 과립과 탐스로신 장용펠렛을 타정해 제제 크기를 줄인 경구용 복합제제 기술을 확보하고, 이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얻기 위해 특허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인 두타스테리드(0.5mg)와 알파차단제인 탐스로신(0.4mg) 성분을 결합한 오리지널 복합제는 GSK의 듀오다트다.
듀오다트는 경질캡슐 내부에 두타스테리드 연질캡슐과 탐스로신 장용펠렛을 함께 충전한 폴리캡 제형이다.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약물과 배뇨장애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을 하나로 합쳐 중등도~중증 양성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병용요법에 쓰인다. 두 가지 제형을 한 캡슐에 담다 보니 크기가 가장 큰 규격인 '00호' 캡슐로 제조된다.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약 81%가 60세 이상 고령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크기가 큰 00호 캡슐은 목 넘김이 불편해 복약 순응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또한 내부의 두타스테리드 연질캡슐이 입안이나 식도에 달라붙거나 피막 파열로 내용물이 유출될 우려도 있었다.
한미약품이 개발해 특허 출원한 '복약 편의성이 개선된 두타스테리드 및 탐스로신을 포함하는 경구용 복합제제'는 이러한 기존 캡슐 제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형을 단층 혼합정 또는 이층정 형태의 정제로 변경한 것이 핵심이다.
다공성 실리카 활용 과립화 기술 적용 … 용출률·내산성 잡고 크기는 축소
한미약품은 두타스테리드와 부틸하이드록시톨루엔을 지방산 모노-디글리세라이드 및 폴리옥실40경화피마자유 혼합액에 분산시킨 뒤, 이를 다공성 실리카(노이실린 US2)에 점적해 과립을 제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후 해당 과립에 미결정셀룰로오스, 유당, 포비돈 K-30과 함께 자체 붕해력을 가진 셀룰로오스계 부형제인 '저치환도 히드록시프로필셀룰로오스(L-HPC)'를 혼합해 건식과립화했다. 이 건식과립을 크로스포비돈, 탐스로신 장용펠렛, 스테아르산마그네슘과 혼합 및 타정해 정제 제형을 완성했다.
회사 측의 용출시험 결과 해당 정제는 30분 내 85% 이상의 두타스테리드 용출률을 달성해 대조약인 듀오다트와 유사한 용출 양상을 확보했다. 단층정뿐만 아니라 다공성 실리카에 담지된 두타스테리드 과립을 상층부에, 탐스로신 장용펠렛을 하층부에 배치한 이층정 제형에서도 대조약과 동등한 용출률과 내산성이 확인됐다.
한미약품은 두타스테리드 및 탐스로신 복합제의 정제 크기를 줄이기 위한 총 질량 최적화 연구도 함께 진행했다.
회사 측의 실험 결과, 두타스테리드 성분을 함유한 다공성 실리카는 함량이 75mg 이상일 때는 90%가 넘는 용출률을 유지했으나, 50mg까지 줄이자 주성분 혼합액이 제대로 분산되지 않으면서 용출률이 78.5%로 떨어졌다. 한미약품은 이러한 결과를 반영해 다공성 실리카의 적정 함량을 최소 60mg 이상에서 150mg 이하로 설정했다.
또한 부형제 함량을 조절해 정제 총 질량을 450mg까지 낮춘 경우에는 타정 시 펠렛이 받는 충격을 충분히 완충하지 못해 탐스로신 장용펠렛에 균열이 생기고, L-HPC 비율이 낮아져 두타스테리드 용출률도 75.7%로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이러한 결과를 반영해 탐스로신 내산성 기준(120분 이내 용출률 25% 이하)과 두타스테리드 용출률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면서 크기를 줄인 정제 총 질량을 450mg 초과~700mg 미만 범위로 도출했다.
'듀오다트', 내년 5월 PMS 만료 … 후발주자 각축전 예고
한미약품이 정제형 복합제 특허 확보에 나서면서 듀오다트 후발 의약품 시장을 둘러싼 국내 제약사들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듀오다트는 지난 2021년 5월 국내 품목허가를 받아 2022년 3월 급여 출시한 이후 처방 실적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출시 첫해 27억 원 수준이던 연간 원외처방액은 지난해 284억 원으로 10배가량 성장했다.
듀오다트의 주성분인 두타스테리드와 탐스로신은 이미 개별 물질특허가 만료된 상태다. 현재 후발 의약품 진입을 막고 있는 장벽은 오는 2027년 5월 17일 만료되는 시판후조사(PMS, 재심사) 기간뿐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듀오다트 재심사 만료 직후 관련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일찌감치 제네릭 등 후발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유유제약(YY-AB9)은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오리지널과 동일한 캡슐 제형으로 생물학적동등성시험 계획을 승인받아 수행했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두타탐스캡슐)도 같은 해 생동성시험을 승인받았으나, 아직 시험에 착수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들어서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UG2502), 종근당(CKD-254), 안국약품(AG-2303)이 잇달아 생동성시험 승인을 받고 캡슐형 제네릭 개발 대열에 합류했다.
한미약품처럼 오리지널의 캡슐 제형을 정제로 변경해 차별화를 꾀하는 움직임도 있다. 유한양행의 자회사 애드파마는 두타스테리드와 탐스로신 조합의 필름코팅정 개량신약 후보물질 'AD-116'을 개발 중으로, 현재 임상 1상 시험을 완료한 상태다.
한미약품은 현재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시장에서 단일제인 '한미탐스(성분명 탐스로신염산염)'와 '두테드(성분명 두타스테리드)'를 비롯해 탐스로신과 타다라필을 결합한 복합제 '구구탐스' 등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비뇨기과 영업망과 자체 원료·펠렛 제조 기술을 보유한 한미약품이 정제형 제제 특허를 앞세워 가세하면서, 내년 5월 재심사 만료 이후 열릴 듀오다트 후발 시장은 기존 캡슐 제네릭과 정제형 개량 제품 간의 다자 대결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