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퇴원 후 30일 이내 환자의 재입원 실적을 평가해 병원의 메디케어 입원진료비를 최대 3% 감액하고 있다. 2027 회계연도에는 평가 대상 병원 2912곳 중 2334곳(80.2%)이 감액 대상에 포함됐다. [AI 생성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미국은 퇴원한 환자가 30일 이내 다시 입원하는 비율이 높으면 병원의 진료비를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병원이 환자의 퇴원 이후 건강 상태까지 관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올해는 평가 대상 병원 10곳 중 8곳이 진료비 감액 대상에 올랐다.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가 공개한 2027 회계연도 병원 재입원 감소 프로그램(Hospital Readmissions Reduction Program, HRRP) 자료에 따르면, 평가 대상 병원 2912곳 중 2334곳(80.2%)이 메디케어 진료비 감액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해 감액 대상은 2945곳 중 2304곳(78.2%)이었다.
감액 대상 병원은 1년 사이 30곳 증가했고, 비율은 2%포인트 높아졌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새 회계연도가 시작된 10월 1일부터 적용됐다.
HRRP는 환자의 불필요한 재입원을 줄이기 위해 2012년 도입된 제도다. 병원에서 치료받고 퇴원한 환자가 일정 기간 안에 다시 입원하는 비율을 평가해 예상보다 재입원이 많은 병원의 메디케어 지급액을 줄인다.
평가 대상은 급성심근경색, 심부전, 폐렴, 만성폐쇄성폐질환, 관상동맥우회술, 고관절·무릎관절 치환술 등 6개 질환과 수술이다. 환자의 연령과 건강 상태 등 위험요인을 보정한 뒤 병원별 비계획 재입원 실적을 비교한다.
저소득층 환자를 많이 진료하는 병원이 불리해지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에 동시에 가입한 환자의 비율도 평가에 반영한다. 사회경제적 여건이 비슷한 병원끼리 비교하는 방식이다.
재입원율 높으면 진료비 최대 3% 감액
감액률은 병원별 평가 결과에 따라 달라지며 최대 3%다. 이 비율은 병원의 전체 매출이 아니라 전통적 메디케어가 지급하는 입원진료 기본수가에 적용된다. 특히 6개 질환과 수술의 재입원 실적을 평가하지만, 감액은 해당 병원의 다른 질환 입원진료에도 적용된다.
올해 감액률이 1% 이상인 병원은 244곳으로 전체 평가 대상의 약 8.4%였다. 지난해 240곳보다 4곳 늘었다. 최대 감액률인 3%를 적용받는 병원은 지난해 15곳에서 올해 10곳으로 줄었다. 감액 대상 병원은 증가했지만 최고 수준의 감액을 받는 병원은 감소한 셈이다.
올해는 평가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CMS는 기존의 전통적 메디케어 가입자 진료기록에 민간보험사가 운영하는 메디케어 어드밴티지(Medicare Advantage) 가입자의 입원기록을 추가했다.
평가기간도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했다. 이번 감액률 산정에는 2023년 7월 1일부터 2025년 6월 30일까지의 진료기록이 사용됐다. 평가 대상 환자와 분석기간이 달라진 만큼 전년도와 올해의 감액 결과를 비교할 때는 이러한 변화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퇴원 후 환자 관리 강화…저소득층 진료 병원은 부담
미국 정부가 재입원율을 진료비와 연결한 이유는 환자의 불필요한 재입원을 줄이기 위해서다. 환자가 퇴원 후 복용해야 할 약을 제대로 안내받지 못하거나 필요한 외래진료를 받지 못하면 상태가 악화돼 다시 입원할 위험이 커진다. HRRP는 병원이 퇴원계획 수립과 복약지도, 지역사회 의료기관과의 연계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도록 경제적 유인을 제공한다.
그러나 재입원율은 병원의 진료 수준 외에도 환자의 생활환경과 경제적 여건에 따라 달라진다. 퇴원 후 약값을 감당하기 어렵거나 보호자의 도움을 받기 힘든 환자는 같은 치료를 받더라도 재입원 위험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재입원율을 기준으로 진료비를 감액하는 방식이 저소득층 환자를 많이 진료하는 병원에 불리하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CMS가 저소득층 환자 비율을 고려해 사회경제적 여건이 비슷한 병원끼리 평가하는 방식도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도입했다.
한국도 재입원율 평가…2023년 전체 6.3%
한국도 퇴원 후 30일 이내 계획되지 않은 재입원을 의료의 질을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한 '2024 의료 질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평가에서 전체 재입원율은 6.3%로 전년도 6.1%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상급종합병원이 5.4%, 종합병원이 6.7%였다. 심평원은 환자의 위험도를 보정한 재입원비를 산출해 의료기관의 진료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 모두 재입원율을 병원 진료의 질 평가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다른 점도 있다. 미국은 재입원율 평가 결과를 메디케어 입원진료비 감액에 직접 활용한다.
반면 한국은 재입원비 평가 결과를 의료기관별로 산출·공개하고, 이를 의료기관의 자율적인 의료 질 개선을 유도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미국처럼 재입원비 평가 결과에 따라 입원진료비를 일률적으로 감액하는 방식과 차이가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