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 '보툴렉스' [사진=휴젤 제공][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보툴리눔톡신 제제 개발사들의 양성교근비대증(사각턱) 적응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휴젤이 관련 임상시험 승인을 받으며 후발 주자로 가세했다.
휴젤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사 보툴리눔톡신 제제 '보툴렉스'의 양성교근비대증 개선 목적 다기관, 위약 대조, 이중 눈가림, 무작위배정 2b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해당 임상시험은 사각턱 개선이 필요한 성인을 대상으로 보툴렉스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고 최적의 투여 용량을 탐색하기 위한 것이다. 회사 측이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해당 적응증에 관한 임상 2상 시험을 한 차례 진행한 뒤 5년여 만에 새롭게 수행하는 상업화 임상 연구다.
보툴렉스는 이미 눈꺼풀경련, 눈가주름, 미간주름,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 소아마비 후 첨족기형 등 5개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사각턱 임상 2b상 시험은 보툴렉스의 6번째 적응증 추가를 위한 임상시험에 해당한다.
통상적으로 미간이나 눈가 주름 개선에는 10~25유닛(U)의 상대적으로 적은 용량의 보툴리눔톡신이 사용된다. 그러나 사각턱 시술은 교근의 부피가 방대해 기본 50U에서 최대 100U 이상의 고용량 투여가 필요하다.
고용량의 보툴리눔톡신 제제가 인체에 반복 투여될 경우, 중화 항체가 형성돼 약효가 떨어지는 내성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 휴젤이 임상 2상 수행 이후 3상 직행 대신 2b상을 선택한 것은 고용량 보툴리눔톡신 제제 투여에 따른 부작용을 통제하고 내성 발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확한 용량과 용법을 우선 확립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사각턱 개선은 보툴리눔톡신 제제가 임상 현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용된 분야지만, 수년 전까지 의사의 판단에 의존하는 허가 외 처방(오프라벨) 형태로 시술이 이뤄졌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은 과학적 근거를 구축하고 마케팅상의 제약을 해소하기 위해 사각턱 적응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그중 가장 선두에 선 곳은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2022년 자사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양성교근비대증 적응증을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았다. 회사는 성인 180명을 대상으로 24주간 진행한 임상 3상 시험을 통해 나보타 1회 투여 후 12주 차에 양측 교근 두께가 위약군 대비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결과를 도출했다.
휴온스바이오파마 역시 보툴리눔톡신 제제 '리즈톡스'의 사각턱 적응증 확보 단계를 밟고 있다. 휴온스바이오파마는 지난 2023년 리즈톡스의 양성교근비대증 적응증 3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아 2024년 말 해당 시험을 완료했다. 다만, 아직 제품에 사각턱 적응증이 공식적으로 추가되지는 않은 상태다.
현재 한국의 내수 보툴리눔톡신 시장 규모는 약 2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식약처 허가를 받은 보툴리눔톡신 제품만 24개에 달하며, 이 중 21개가 국산 제품일 정도로 공급 과잉과 출혈 경쟁이 극심하다. 실제로 개원가에서는 사각턱 50U 시술 가격이 1만 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단순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내수 시장에서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제약사들은 사각턱 등 신규 적응증을 온라벨로 확보해 과학적 근거(EBM)를 마련하고, 이를 무기로 글로벌 진출과 고부가가치 복합 시술 시장을 공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웅제약이 선점하고 휴온스바이오파마가 뒤를 쫓는 사각턱 시장에 휴젤이 합류하면서 출혈 경쟁이 극심한 국내 보툴리눔톡신 제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각축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