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의 당뇨약 '자디앙정 10mg'[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국내 제네릭 의약품의 특허 도전이 당뇨병 치료제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의 당뇨약 '자디앙(Jardiance)' 성분인 '엠파글리플로진' 한 성분에서만 110개 품목이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를 받아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특허목록 등재 통계(주성분 관련)'를 본지가 분석한 결과다.
우판권은 특허 도전에서 이긴 제네릭에 주어지는 자격이다. 출발점은 통지의약품이다. 제네릭사가 오리지널 특허를 무효로 보거나 자사 제품이 해당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허가를 신청하면, 그 사실을 특허권자에게 알려야 한다. 이 절차를 거친 품목이 통지의약품이다. 이후 특허심판원에서 무효심판이나 권리범위확인심판으로 다투고, 승소한 제네릭이 우판권을 받는다.
대사질환 관련 성분에 통지의약품 58% 몰려
통지의약품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메트포르민, 엠파글리플로진·다파글리플로진, 시타글립틴·리나글립틴 등 대사질환 치료 성분이었다. 전체 통지의약품 2705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560건(57.7%)이 이들 대사질환 관련 성분에 집중됐다.
1560건은 회사 수가 아니라 품목 수다. 같은 성분이라도 용량별로 따로 신청하면 각각 한 건으로 집계된다.
복제약이 시장에 나오려면 통지의약품 절차에 이어 특허심판을 넘어야 한다. 전체 특허심판은 3066건으로, 이 가운데 846건(27.6%)이 이들 대사질환 관련 성분이었다. 특허 도전에 성공한 뒤 받는 우판권 역시 전체 440건 가운데 243건(55.2%)이 여기서 나왔다.
[우선판매품목 상위 5개 성분명 (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순위
성분
우판권
통지의약품
특허심판청구
등재특허
1
엠파글리플로진
110
375
142
2
2
테고프라잔
51
51
287
3
3
메트포르민염산염(A)
51
692
44
16
4
메트포르만염산염(B)
33
14
177
19
5
레보세티리진염산염
18
20
98
6
자디앙 우판권 110건···단일 성분 최다
우판권이 가장 많이 나온 곳은 엠파글리플로진·다파글리플로진이 속한 SGLT-2 억제제 계열이었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당이 다시 흡수되는 것을 막아 소변으로 배출하는 방식으로 혈당을 낮춘다. SGLT-2 억제제 관련 통지의약품은 661건이었다. 대사질환 성분 전체 통지의약품 1560건 가운데 42.4%를 차지하는 수치다.
SGLT-2 억제제 안에서도 우판권은 한 성분에 몰렸다. 바로 '자디앙' 성분인 '엠파글리플로진'이다. 엠파글리플로진 하나에만 통지의약품 375건이 접수됐고, 특허심판은 142건이 진행됐다. 그 결과 110개 품목이 우판권을 받았다. 우판권만 놓고 보면 대사질환 관련 성분은 물론 전체 등재 성분 가운데 가장 많다.
우판권은 경쟁자를 막는 효과가 있다. 우판권 품목이 판매를 시작하면 식약처는 같은 성분의 다른 후발 품목에 최대 9개월간 판매금지 조치를 내린다. 우판권이 없는 회사는 허가를 받고도 이 기간이 끝나야 판매가 가능하다.
제네릭 시장에서 9개월이라는 기간은 결코 짧지 않다. 선발 제네릭의 시장 선점에 따라, 후발 제품의 진입 차단 효과가 크다.
메트포르민 복합성분 통지의약품 706건
메트포르민에 몰린 통지의약품은 706건으로, 통지의약품 건수만 보면 전체 성분 가운데 가장 많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메트포르민은 등재 항목 두 건(메트포르민염산염A·692건+메트포르만염산염B·14건)을 합친 수치다. 이미 특허가 만료된 메트포르민 성분 하나를 겨냥한 도전이 아니라는 얘기다.
일례로 베링거인겔하임은 '자디앙듀오(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와 '트라젠타듀오(리나글립틴·메트포르민)'처럼 SGLT-2 억제제나 DPP-4 억제제를 메트포르민과 결합한 복합제를 잇따라 내놓았다.
후발 의약품을 개발하는 제네릭사들은 이처럼 메트포르민과 결합하는 성분이나 제품별 특허가 달라질 때마다 각각 특허도전에 나서야 한다. 706건은 이런 복합제 특허 도전이 누적된 결과다.
특허도전은 외국제약사 품목에만 몰리는 것이 아니다. 시장성이 높은 품목이라면 국내 제약사 제품도 예외가 아니다.
대표적인 품목이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이다. 케이캡의 주성분인 '테고프라잔'에 걸린 특허심판청구는 무려 287건으로, 등재 성분 가운데 가장 많았다. 통지의약품은 51건이고, 이 51건이 모두 우판권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