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위험도가 높은 중증 승모판 폐쇄부전 환자가 최대 5000만 원에 달하던 경피적 승모판 재건술을 약 140만 원에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환자의 질환 유형과 수술 위험도에 따라 본인부담률은 5%, 50%, 80%로 달라진다.
보건복지부는 '클립을 사용한 경피적 경도관 승모판 재건술'을 건강보험 급여 항목으로 등재하고 7월 31일부터 적용한다고 30일 밝혔다.
승모판 폐쇄부전은 심장에서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의 혈류를 조절하는 승모판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혈액이 역류하는 질환이다. 상태가 악화하면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환자는 2025년 기준 약 2만 5000명으로 추산된다.
일반적으로 판막성형술이나 판막치환술을 시행하지만, 고령이거나 동반질환이 있어 수술이 어렵고 약물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환자는 치료 선택지가 제한돼 왔다.
이번에 급여가 적용되는 시술은 허벅지 혈관으로 도관을 삽입한 뒤 클립을 이용해 제대로 닫히지 않는 승모판을 재건하는 방식이다. 가슴을 여는 개흉수술 없이 시행할 수 있어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위험도가 높은 환자의 대안으로 사용된다.
4000만~5000만 원 전액 부담…급여 대상자는 약 140만 원
이 시술은 3000만 원이 넘는 고가 치료재료가 사용되고 시술 난도도 높아, 지금까지 환자가 약 4000만~5000만 원의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했다.
건강보험 적용 후 상급종합병원 기준 총 진료비는 치료재료비 약 2600만 원을 포함해 2830만 원 수준으로 책정된다. 중증질환 산정특례에 따라 본인부담률 5%를 적용받는 환자가 실제로 내는 비용은 약 140만 원이다.
급여 여부와 본인부담률은 승모판 자체에 이상이 생긴 '일차성'과 심장 기능 저하로 역류가 발생한 '이차성' 여부, 수술 가능성 및 위험도에 따라 달라진다.
일차성 중증 승모판 폐쇄부전 환자 가운데 심장통합진료팀 전원이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중증질환 산정특례가 적용돼 진료비의 5%를 부담한다. 수술 위험도 지표인 STS 점수가 8% 이상인 일차성 고위험 환자에게는 선별급여가 적용되며 본인부담률은 50%다.
중증 승모판 폐쇄부전 유형별 '클립을 사용한 경피적 경도관 승모판 재건술' 급여 적용 기준. [자료=보건복지부]이차성 승모판 폐쇄부전 가운데 심실 기능장애로 발생한 환자는 3개월 이상 약물치료를 받았는데도 증상이 지속되고, 심장통합진료팀 전원이 수술 불가능 또는 고위험군이라고 판단하면 본인부담률 5%를 적용받는다.
좌심방 확장으로 발생한 심방성 이차성 승모판 폐쇄부전 환자는 같은 조건을 충족하면 선별급여가 적용되며 본인부담률은 80%다.
증상 등급·중증도 충족해야…급여는 최초 1회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려면 뉴욕심장협회 기능등급(NYHA Class) Ⅱ 이상의 증상이 있고, 승모판 폐쇄부전 중증도가 3+ 이상이어야 한다. 심장통합진료를 거쳐 시술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심장통합진료팀 전원이 시술에 동의해야 한다.
급여 인정 횟수는 최초 시술 1회다. 같은 시술을 다시 받으면 비급여로 처리된다.
기대여명이 1년 이하이거나 동반질환으로 삶의 질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자는 급여 대상에서 제외된다. 활동성 심내막염과 류마티스성 승모판막 질환, 심장·하대정맥·대퇴정맥 혈전이 있는 경우에도 급여가 인정되지 않는다.
클립 성분이나 조영제, 항응고제 또는 항혈소판제에 과민반응이 있는 환자도 대상에서 빠진다.
아무 병원에서나 못 한다…전문의·연간 실적 기준 적용
시술은 일정 수준 이상의 시설과 의료진, 수술 실적을 갖춘 의료기관에서만 할 수 있다.
실시기관은 심장수술 시설과 체외막산소공급장치 또는 심폐기를 갖춰야 한다. 순환기내과 분과전문의는 2명 이상이어야 하며, 모두 분과전문의 자격 취득 후 5년 이상의 진료 경험이 있어야 한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도 원칙적으로 2명 이상 필요하다. 전문의 자격 취득 후 10년 이상의 심혈관 수술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1명으로도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연간 판막성형술과 승모판 인공판막치환술 실적을 합쳐 20건 이상,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 실적은 100건 이상이어야 한다. 시술 중에는 심장혈관흉부외과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체외순환 전문인력이 병원 안에 대기해야 한다.
심장통합진료팀은 순환기내과 분과전문의 2명 이상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2명 이상으로 구성한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가 전문의 자격 취득 후 10년 이상의 심혈관 수술 경험을 갖춘 경우에는 1명 이상으로 구성할 수 있다. 순환기내과 전문의 가운데 1명은 심초음파 인증의여야 한다.
복지부는 심장통합진료를 거쳐 시술을 결정한 경우 상급종합병원 기준 약 13만 5000원의 통합진료료를 추가로 보상한다.
시술기관은 시술 결정 사유와 시술 전후 환자 상태, 합병증 발생 여부 등의 임상자료를 등록해야 한다. 정부는 축적된 자료를 토대로 치료성과와 급여 적정성을 재평가할 계획이다.
유주헌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이번 급여 적용을 통해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위험도가 높은 승모판 폐쇄부전 환자의 치료 기회가 확대되고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새로운 의료기술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을 계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