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 상장 바이오기업 에보진(Evogene)이 7월 22일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엘리오(ELEO)와의 차세대 경구용 저분자 PCSK9 경로 억제제 공동개발 발표 화면.[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국내 바이오기업 엘리오(ELEO)가 미국 나스닥 상장 바이오기업 에보진(Evogene)과 손잡고 고지혈증과 심혈관질환을 겨냥한 차세대 경구용 소분자 PCSK9 경로 억제제 개발에 나선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에보진은 현지시간 7월 22일 엘리오와 새로운 경구용 소분자 PCSK9 억제 후보물질을 발굴·개발하기 위한 전략적 연구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에보진은 미국 나스닥과 이스라엘 텔아비브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계산화학 전문기업이다.
양사는 에보진의 생성형 AI 분자설계 플랫폼과 엘리오의 생물학적 검증 기술을 결합해 기존 주사형 PCSK9 억제제의 투여 편의성과 비용, 접근성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경구용 치료제 후보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PCSK9은 간세포 표면의 저밀도지단백(LDL) 수용체 분해를 촉진하는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의 작용을 억제하면 간이 혈중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제거할 수 있어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현재 승인된 PCSK9 표적 치료제는 LDL 콜레스테롤을 크게 낮추는 효과를 입증했지만 대부분 주사제로 투여해야 한다. 높은 치료비와 제한적인 환자 접근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경구용 소분자(small molecule) 치료제가 개발되면 복용 편의성을 높이고 기존 주사제 중심의 시장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보진 AI로 후보 설계…엘리오가 생물학적 검증
이번 협력에서 에보진은 자체 생성형 AI 플랫폼 '켐패스 AI(ChemPass AI)'를 활용해 새로운 저분자 화합물을 설계하고 최적화한다. 경구 활성과 생체이용률, 선택성, 약물성 등 신약 개발에 필요한 핵심 지표를 기준으로 후보물질의 우선순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엘리오는 표적 검증 기술과 PCSK9 발현 억제 모델, 후보물질 스크리닝 플랫폼을 제공한다. 에보진이 컴퓨터로 설계한 화합물을 실제 실험을 통해 평가하고, 그 결과를 다시 후보물질 설계에 반영해 최적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양사는 이러한 통합 개발 방식이 초기 후보물질 발굴 기간을 단축하고 개발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망 후보물질을 선별해 전임상 개발 단계로 진입시키는 것이 목표다.
엘리오는 천연물 연구를 기반으로 만성·난치성 질환의 새로운 작용기전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바이오기업이다. 회사 측은 천연물 연구를 통해 고지혈증과 관련 심혈관질환을 겨냥한 새로운 작용기전의 PCSK9 억제 후보물질을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안경섭 엘리오 대표는 "천연물의 다양한 생리활성 가능성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전의 PCSK9 억제 후보물질을 발굴했다"며 "에보진의 켐패스 AI 플랫폼을 결합해 죽상동맥경화증 환자의 치료 선택지를 확대할 차세대 경구용 저분자 후보물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페르 하비브(Ofer Haviv) 에보진 대표는 "엘리오의 생물학적 전문성과 PCSK9 경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에 에보진의 AI 기반 분자설계 역량을 결합할 것"이라며 "향후 글로벌 제약사와 전략적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차별화된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PCSK9 억제제 시장 2035년 234억 달러 전망
양사는 후보물질 발굴 이후 임상개발 경로와 기술이전, 글로벌 제약사와의 공동개발 및 사업화 협력 가능성도 검토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연구개발 비용과 후보물질 권리, 수익 배분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Global Market Insights)는 세계 PCSK9 억제제 시장이 2025년 44억 달러에서 2026년 52억 달러로 성장하고, 2035년에는 23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8.3%로 예상했다.
현재 시장은 암젠의 '레파타(Repatha, 성분명 에볼로쿠맙·evolocumab)', 사노피·리제네론의 '프랄런트(Praluent, 알리로쿠맙·alirocumab)', 노바티스의 '렉비오(Leqvio, 인클리시란·inclisiran)' 등 주사제가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투여 편의성과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경구용 PCSK9 억제제 개발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엘리오와 에보진의 공동 연구는 아직 후보물질 발굴·최적화 단계인 만큼, 향후 전임상시험을 통해 약효와 안전성, 경구 생체이용률 등을 입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