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바젤에 위치한 로슈 본사 전경 [사진=Taxiarchos228, FAL, via Wikimedia Commons][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스위스 제약기업 로슈(Roche)가 개발 중인 KRAS G12C 억제제 '디바라십(divarasib)'이 경쟁 약물인 암젠(Amgen)의 '루마크라스(Lumakras)'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ristol Myers Squibb·BMS)의 '크라자티(Krazati)'를 직접 비교한 글로벌 3상 임상시험에서 우위를 입증하며 차세대 표준치료(Standard of Care) 가능성을 높였다.
미국 바이오 전문매체 Fierce Biotech는 2일(현지시간) 로슈가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글로벌 3상 'Krascendo 1' 임상시험에서 '디바라십'이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을 유의하게 개선하며 1차 평가지표와 핵심 2차 평가지표를 모두 충족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오픈라벨(Open-label) 임상시험에는 이전 치료를 받은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338명이 참여했다. 다만 이전에 KRAS G12C 억제제 또는 범(汎) KRAS/RAS 억제제를 투여받은 환자는 제외됐다. 참가자들은 '디바라십'(1일 1회), '루마크라스'(1일 1회), '크라자티'(1일 2회) 가운데 하나를 투여받아 치료 효과를 비교했다.
로슈의 최고의학책임자(Chief Medical Officer·CMO)인 레비 개러웨이(Levi Garraway) 박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결과는 '디바라십'이 해당 환자군의 새로운 표준치료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는 이번 발표에서 무진행생존기간과 전체생존기간의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결과는 '디바라십'이 기존 KRAS G12C 억제제와 차별화된 약물이라는 로슈의 전략을 뒷받침하는 성과로 평가된다. 앞서 시험관(in vitro) 연구에서 '디바라십'은 기존 KRAS G12C 억제제보다 높은 효능과 선택성을 보인 바 있으며, 이후 임상에서도 경쟁력이 확인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로슈는 기존 항암화학요법인 '도세탁셀(docetaxel)'과 비교하는 연구를 중단하고 '루마크라스'와 '크라자티'를 직접 비교하는 임상을 선택했다.
후발주자인 로슈가 직접 비교 임상에서 경쟁 약물을 앞선 것으로 확인되면서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 시장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각각 2021년과 2022년 '루마크라스'와 '크라자티'를 KRAS G12C 변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승인했지만, 두 제품 모두 시장 기대에 비해 매출 성장세는 제한적이었다.
실제로 '루마크라스'는 지난해 3억 63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BMS가 58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크라자티'의 지난해 매출은 2억 500만 달러였다.
반면 로슈는 '디바라십'의 연간 최대 매출을 10억~20억 스위스프랑(약 12억~25억 달러) 규모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와 폐암 보조요법(adjuvant) 적응증에서도 임상을 진행 중이며, 지난달에는 전이성 폐암 시장이 전체 매출 전망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로슈는 이번 임상 결과를 향후 국제학회에서 공개하고 각국 보건당국에 허가 신청 자료로 제출할 계획이다. 회사는 최근 공개한 개발 일정에서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 적응증에 대한 '디바라십' 허가 신청을 2027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