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후발 주자인 제일약품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에 추격을 허용하며 P-CAB 시장 2위 자리를 내준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가 반격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GERD) 전체 환자의 최대 70%에 육박하는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 적응증 확보를 위한 대규모 임상 3상 시험이 막바지에 이른 것이다.
기존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ERD) 치료 적응증보다 규모가 2배 이상 큰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적응증 시장에 펙수클루의 진입이 구체화되고 있는 만큼 국산 P-CAB 신약들 간 시장 경쟁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대웅제약은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펙수클루의 임상 3상 시험 피험자 모집을 최근 완료했다. 약물 투여 기간이 4주인 것을 고려할 때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에는 해당 임상시험이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펙수클루의 이번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 임상시험은 단순한 파이프라인 확장을 넘어, 치열한 국산 P-CAB 신약 3강 구도에서 대웅제약이 잃어버린 2위 주도권을 되찾고 선두 HK이노엔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을 정조준하기 위한 전략적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위식도역류질환은 내시경 검사 시 식도 하부 점막의 손상이 명확히 관찰되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내시경 소견은 정상이지만 가슴쓰림 등의 증상을 심각하게 호소하는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으로 구분된다. 그중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가 전체 위식도역류질환 환자의 약 70%를 차지한다.
펙수클루는 그동안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경증 위염이라는 제한된 적응증만으로도 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였으나, 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NERD 적응증의 부재로 인해 폭발적인 점유율 확대에는 구조적인 제약을 받아왔다.
이와 달리 시장 선두 주자인 케이캡은 출시 초기부터 NERD 적응증을 선점, 일선 의료진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 삭감 리스크 없이 유연하게 처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며 독주 체제를 굳혀왔다.
대웅제약은 이러한 처방 현장의 불리한 전장을 타개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투입, 펙수클루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적응증 임상 3상 시험을 대규모로 추진했다.
대규모 임상으로 잃어버린 시간 만회 … '속도전'으로 승부수
대웅제약은 앞서 지난 2018년에도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펙수클루의 임상 3상 시험을 한 차례 수행한 바 있다. 그러나 시험 도중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면서 환자 모집에 난항을 겪었고, 그 여파로 임상시험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적응증 상용화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회사는 이러한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종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총 31개 대규모 의료기관을 전격 동원하는 등 전사적 역량을 투입해 환자 모집 속도전을 펼쳤다.
펙수클루가 NERD 적응증을 최종 확보하게 되면, 일선 소화기 내과 진료실에서 겪던 기존의 처방 병목 현상이 해소돼 1위 케이캡을 대체할 수 있는 무기로 격상된다.
특히 펙수클루는 현재 상용화된 국산 P-CAB 약물 중 가장 긴 9시간의 체내 반감기를 지니고 있는 만큼, 고통스러운 야간 역류 증상을 겪는 NERD 환자들에게 최적을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 펙수클루는 에스오메프라졸과의 직접 비교 임상에서 주평가변수인 야간 증상을 81%나 개선하며 통계적 우위를 입증한 바 있다.
이번 펙수클루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적응증 임상 3상 시험 피험자 모집 완료 소식은 제일약품 자큐보에 내준 2위 자리를 탈환하기 위한 신호탄이기도 하다.
자큐보는 제품 발매 직후 위궤양 적응증을 빠르게 추가하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으로 기세를 올렸으나, 핵심인 NERD 임상 3상은 2027년 4월 완료를 목표로 여전히 진행 중이다. 펙수클루가 자큐보보다 한발 앞서 방대한 NERD 시장을 선점하게 되면, 매출 성장 곡선이 다시 가파르게 솟아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위 탈환의 '교두보' … 제네릭 공세 맞설 다중 방어선 구축
대웅제약은 펙수클루의 이번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적응증 임상 3상 시험 피험자 모집 완료를 기점으로 향후 다가올 제네릭 공세 방어를 위한 '다중 적응증' 성벽 쌓기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펙수클루는 최근 휴온스의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청구를 시작으로 후발 제약사들의 특허도전 레이스가 막을 올린 상태다. 이들 후발 제약사의 진입 시기를 늦추기 위해서라도 대웅제약 입장에는 더 많은 적응증과 특허 덤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펙수클루는 P-CAB 제제 최초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유발 소화성 궤양 예방 적응증을 획득하며 정형외과 통증 시장을 선점했고, 최근에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 적응증까지 추가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선두 탈환과 시장 방어라는 중대한 기로에 선 대웅제약이 전체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적응증을 발판 삼아 다시 한번 P-CAB 시장의 지각변동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