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스텔라스제약의 '엑스탄디®'(Xtandi®, 엔잘루타마이드) [사진=한국아스텔라스제약 제공][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이 전립선암 치료제 '엑스탄디(성분명 엔잘루타마이드)'의 기존 주력 제형인 연질캡슐 공급을 중단하고 정제로 처방 시장을 전면 스위칭한다. 이달 말 엑스탄디의 물질특허 만료에 맞춰 쏟아지는 국내 제약사들의 연질캡슐 제네릭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시장 방어 전략으로 분석된다.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엑스탄디 연질캡슐 40mg에 대한 공급 중단을 보고했다. 회사는 향후 엑스탄디의 정제로만 수입 및 공급을 진행할 방침이다.
아스텔라스가 간판 블록버스터의 기존 제형을 과감히 단종시키는 핵심 이유는 다가오는 특허 만료와 무관하지 않다. 엑스탄디의 독점적 지위를 보장해 온 물질특허가 이달 27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미 종근당, 한미약품, 알보젠코리아, 대원제약 등 다수의 제약사가 오리지널과 동일한 연질캡슐 제형으로 제네릭 품목허가를 취득하고 특허 만료에 맞춰 발매를 준비하고 있다.
수십 개의 제네릭이 동시다발적으로 진입할 경우 엑스탄디는 연질캡슐 시장에서 점유율 하락과 약가 인하를 피할 수 없다. 이에 아스텔라스는 제네릭과의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연질캡슐 시장을 사실상 포기하고, 아직 제네릭이 진입하지 못한 정제 시장으로 환자들을 유도해 처방 파이를 방어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스텔라스는 지난 2024년 12월 엑스탄디 정제 40mg과 80mg의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올해 4월 정제를 급여권에 진입시키며 처방 스위칭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모두 마친 상태다.
오리지널사의 이 같은 정제 독점 전략에 국내 제약사들도 대응에 나섰다. 이들 제약사는 연질캡슐 제네릭 출시에 안주하지 않고, 오는 2033년 만료 예정인 엑스탄디 정제 조성물 특허를 무력화하기 위한 전방위적 특허 심판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았다.
현재 알보젠코리아, 종근당, 한미약품, JW중외제약, 지엘파마 등 다수 제약사가 해당 특허를 회피하기 위해 제기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특허심판원으로부터 청구성립 심결을 받아 제네릭 출시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이에 따라 엑스탄디 시장은 오리지널사와 제네릭사 간의 제형을 둘러싼 복잡한 수싸움 양상으로 번지게 됐다. 다만, 오리지널 정제가 이미 올해 4월 급여 등재를 완료한 것과 달리, 정제 제네릭은 이제 막 심판을 마친 상태로, 품목허가와 급여 등재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아스텔라스는 이러한 간극을 이용해 제형 스위칭을 빠르게 진행, 시장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모양새다.
연질캡슐 시장을 과감히 내주면서까지 제형 스위칭이라는 승부수를 띄운 오리지널사의 방어전이 성공할지, 아니면 특허 장벽을 무너뜨리며 턱밑까지 쫓아온 국내 제약사들이 정제 시장마저 잠식하며 판을 뒤집을지, 수백억 원대 전립선암 치료제 시장을 둘러싼 제형 전쟁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