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바야흐로 바이오 의약품의 전성시대다. 글로벌 의약품 매출 상위권을 바이오 기반 대형 품목들이 장악하며 시장의 헤게모니를 완전히 장악했다. 반면, 한때 시장의 주류였던 저분자 합성 의약품들은 특허 만료와 세대교체의 파고 속에 하나둘 주류 무대에서 물러나고 있다.
다음 퇴장 주자는 미국 BMS(Bristol Myers Squibb)의 항응고제 '엘리퀴스(Eliquis, 성분명: 아픽사반·apixaban)'다. '엘리퀴스'는 지난 2025년 144억 달러(한화 약 21조 원)의 수익을 거두며 당해 의약품 매출 순위 6위를 기록한 초특급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하지만 독점권 만료에 따른 매출 타격은 이미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 당장 올해 6월 유럽을 시작으로 오는 2028년 미국 내 주요 특허가 만료되면 제네릭(복제약) 공습은 피할 수 없게 된다. 전문가들은 특허 만료 여파로 오는 2031년 '엘리퀴스'의 매출이 2억 달러(한화 약 3000억 원) 선까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엘리퀴스'마저 무대 뒤로 사라지면, 저분자 합성 의약품 중 글로벌 의약품 매출 상위 10위권에는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Gliead Science)의 HIV 치료제 '빅타비(Biktarvy, 성분명: 빅테그라비르+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알라페나미드·bictegravir+emtricitabine+tenofovir alafenamide)'만 남게 된다. 사실상 저분자 합성 의약품들이 전멸에 가까운 참패를 당하게 되는 셈이다.
[2025년 글로벌 의약품 시장 매출 상위 10대 약물]
품목 업체 유형 2025년 매출 키트루다(Keytruda) 미국 MSD(Merck) 바이오 316억 달러 마운자로(Mounjaro)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 바이오 229억 달러 오젬픽(Ozempic)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바이오 196억 달러 듀피젠트(Dupixent) 프랑스 사노피(Sanofi), 미국 리제네론(Regeneron) 바이오 157억 유로
(181억 달러) 스카이리치(Skyrizi) 미국 애브비(Abbvie) 바이오 175억 달러 엘리퀴스(Eliquis) 미국 BMS(Bristol Myers Squibb) 저분자 144억 달러 다잘렉스(Darzalex) 미국 얀센(Johnson & Johnson) 바이오 143억 달러 빅타비(Biktarvy)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Gliead Science) 저분자 143억 달러 젭바운드'(Zepbound) 미국 릴리(Eli Lilly) 바이오 135억 달러 위고비(Wegovy)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바이오 119억 달러
물론 '빅타비'의 핵심 특허는 오는 2033년까지 유효하다. 따라서 향후 7년간은 의약품 매출 10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지만, 의약품 시장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거스르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가장 시장성이 높은 핵심 치료 영역에서 바이오 의약품은 이미 저분자 의약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치료 효능을 입증해 냈기 때문이다.
돈을 버는 사업적 안정성 측면에서도 체급이 다르다. 천문학적인 임상 비용과 고도의 생산 기술이 필요한 바이오는 특허가 만료되더라도 바이오시밀러(복제약)가 쉽게 진입하지 못한다.
반면, 저분의 합성의약품은 화학식만 확보하게 되면 공장에서 아주 손쉽게 제네릭을 찍어낼 수 있다.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이 특허 만료 이후에도 비교적 완만하게 매출을 방어하며 강력한 독점적 성벽을 누릴 수 있는 이유이자, 저분자 합성 의약품이 시장에서 빠르게 저물어 가는 결정적 이유다.
결국 시장의 판도는 뒤집혔고, 저분자 합성 의약품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다. 한때 글로벌 의약품 시장을 호령했던 저분자 합성 의약품은 이제 거대한 바이오의 파도 앞에 겨우 방어선만 구축한 처량한 신세로 전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