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메디톡스가 독성 논란이 끊이지 않던 기존 피부 주입형 필러 가교제를 완전히 대체할 차세대 신물질 기술 확보에 나섰다. 히알루론산(HA) 및 폴리뉴클레오티드(PN) 기반 필러 시장의 근본적인 안전성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중대한 기술적 진보로 평가된다.
1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기존 가교제를 대체할 '글리세롤 디글리시딜 에테르(Glycerol Diglycidyl Ether, 이하 GDE)' 기반의 새로운 폴리뉴클레오티드 가교체(GDE-cPN)를 개발해 특허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재 전 세계 필러 시장의 표준은 히알루론산(HA)과 '1,4-부탄디올 디글리시딜 에테르(BDDE)' 가교제의 조합이다. 고분자 물질이 체내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 BDDE를 이용해 화학적인 그물망 구조를 만드는 방식이 지난 20여 년간 업계의 불문율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필러 시술이 대중화되고 장기 임상 데이터가 누적되면서 BDDE의 근본적인 안전성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기 시작했다. 완전히 반응하지 않고 남은 잔류 가교제나 펜던트 형태의 가교제가 체내에서 알킬화 반응을 일으켜 돌연변이나 지연성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일부 기업이 디비닐 설폰(DVS) 등 대체 가교제를 도입하며 시장의 지각 변동을 꾀했지만, DVS 역시 BDDE 대비 독성이 18배나 강하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업계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기술적 교착 상태에서 메디톡스는 GDE를 그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독성 남는 BDDE 대안 'GDE' … 체내 분해 시 천연물질 '글리세롤' 배출
특허청이 최근 공개한 메디톡스의 출원 명세서에 따르면, GDE 가교 기술이 지니는 이점은 화학물질이 분해된 후 남는 최종 대사체의 특성에 있다. 신경 독성 위험을 내포한 기존 BDDE 대사체와 달리 GDE는 체내 효소에 의해 에테르 결합이 끊어질 때 오직 순수한 글리세롤(Glycerol)만 생성하는 것이다.
글리세롤은 포유류의 정상적인 지질 대사 경로에 존재하는 천연 내인성 대사물질이다. 조직 내로 방출된 글리세롤은 신진대사를 통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안전하게 배출되거나 세포 합성에 재활용되므로, 독성 축적에 대한 우려에서 자유롭다.
오히려 부가적인 임상적 이점까지 제공한다. 진피층 내에서 강력한 수분 결합제 역할을 하는 글리세롤의 특성은 겔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주변 조직의 수분을 끌어당겨 시술 부위에 2차적인 보습 효과를 부여한다.
메디톡스의 기술은 단순히 가교제의 성분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았다. 회사는 연어 정소에서 추출한 재생 의학 물질인 폴리뉴클레오티드(PN)를 GDE 가교 시스템의 메인 골격으로 채택했다.
상용화된 기존 자연 상태의 비가교 PN 제품들은 체내 주입 시 풍부하게 존재하는 핵산 분해 효소에 의해 불과 2~3일 만에 소실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메디톡스는 GDE를 통한 3차원 망상 구조 형성으로 분해에 대한 저항성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가교도 상승에 따른 '럼프' 부작용, '탄성 감소제'로 해결
필러의 가교도를 높여 지속 기간을 늘리면 필연적으로 또 다른 부작용에 직면하게 된다. 바로 물질이 지나치게 단단해져 피부에 주입 시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오는 럼프(Lump) 현상이다.
특히 폴리뉴클레오티드는 수소 결합을 재형성하려는 물리적 본성이 강해서 가교 후 입자 간 상호작용이 극대화돼 단단하게 뭉치는 특성을 띤다. 지속 시간을 늘리면 럼프가 생기고, 럼프를 줄이려 물성을 낮추면 다시 지속 시간이 줄어드는 딜레마가 발생하는 것이다.
메디톡스는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이드로겔의 입자 간 상호작용을 분자 수준에서 통제하는 두 번째 핵심 특허를 완성했다. GDE 가교가 완료된 겔에 비가교 히알루론산이나 만니톨과 같은 '탄성 감소제'를 첨가해 복합 하이드로겔을 구현하는 방법이다.
이 탄성 감소제들은 가교된 폴리뉴클레오티드 입자들 사이로 침투해 입자 간의 강한 결합을 물리적으로 억제한다. 개별 입자의 화학적 분해 저항성은 그대로 유지하되 단단한 물성만 유연하게 변화시키는 것이다.
실제 메디톡스 조성물은 탄성과 점성의 비율을 나타내는 '탄젠트 델타(Tan δ, 점성 계수를 탄성 계수로 나눈 값)'가 1 내지 17 범위로 제어됐다. 이는 겔이 강하게 뭉치지 않고 점성 액체처럼 주변 근막과 조직 사이로 부드럽게 스며드는 퍼짐성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이러한 물성 제어의 효과는 전임상 동물 실험으로 직접 확인했다. 마우스 피하에 해당 물질을 주입하고 광학 3D 스캐너로 표면을 측정한 결과, 주입 직후 조직 내로 완벽히 융화되며 1~3일 이내에 외부로 돌출되는 럼프 부피가 0%로 빠르게 감소했다. 또한, 최소 21일이 경과한 시점에서도 주변 조직 사이로 넓게 스며든 폴리뉴클레오티드 군집 구조가 광범위하고 뚜렷하게 관찰됐다.
글로벌서 입증한 품질·인허가 역량 … 새로운 안전성 지표 확립 기대
메디톡스는 이미 자체 개발한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Neuramis)' 라인업 2종을 통해 유럽 의료기기 규정(MDR, Medical Device Regulation)의 CE 인증을 획득하는 등 글로벌 스탠더드 이상의 품질 시스템과 제조 인허가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GDE-cPN 기술이 향후 메디톡스의 스킨부스터 제품군 및 필러 라인업에 적용될 경우, 가교제 잔류 독성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 기존 HA 필러 시장의 수요를 빠르게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메디톡스가 이번에 확보한 차세대 GDE 가교 기술의 상용화를 완수해, 수십 년간 고착화된 BDDE 중심의 글로벌 필러 시장에서 새로운 안전성 지표를 확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