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산 37호 신약이자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시장의 차세대 주자로 부상한 제일약품의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가 학계의 정밀 분석을 통해 다시 한번 임상적 우수성을 입증했다. 기존 PPI(양성자 펌프 억제제)의 한계를 넘어선 것은 물론, 동일 계열 내에서도 돋보이는 약동학적·약력학적 프로파일을 구축, 향후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부산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광하 교수가 주도한 연구팀은 그동안 누적된 자큐보의 다양한 연구 데이터들을 토대로 약리학적 특성과 임상적 효능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을 수행했다. 이는 자큐보 상용화 이후 진행된 가장 심층적인 분석 중 하나로, 연구팀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위궤양 치료에서 보여준 자큐보의 임상 결과에 주목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자큐보는 불과 16.7nM의 농도만으로도 위산 분비 최종 단계에 작용하는 '프로톤 펌프(H+/K+-ATPase)' 활성을 50% 억제하는 강력한 위산 분비 저해 능력을 증명했다. 특히 '나트륨-칼륨 펌프(Na+/K+-ATPase)' 대비 600배 이상의 높은 선택성을 확보해 비특이적 결합에 따른 부작용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는 평가다.
약동학적(PK) 특성에서도 자큐보는 기존 치료제들을 상회하는 빠른 속도를 보였다. 경구 투여 후 최고 혈중 농도 도달 시간(Tmax)은 30분에서 1시간 30분에 불과해 복용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 신속성을 입증했다. 이는 최대 약효 발휘까지 3~5일이 소요되는 PPI 제제와 비교해 확연히 빠른 수치다.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데이터는 더욱 고무적이다. 자큐보 20mg 투여군은 8주 시점의 누적 치유율에서 97.9%를 기록하며 대조군인 에소메프라졸 40mg(94.9%)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주목할 부분은 4주 시점의 조기 치유율이다. 자큐보 투여군은 4주 만에 95.1%의 치유율을 달성해 에스오메프라졸군(87.7%)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앞질렀다(p=0.026). 이는 환자들이 겪는 극심한 통증을 더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임상적 근거로 지목된다.
위궤양 치료 효과 역시 우수한 지표를 나타냈다. 32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시험에서 자큐보 20mg은 8주 시점 누적 치유율 100%를 기록했다. 대조군인 란소프라졸 30mg이 기록한 97.1%를 상회하며 모든 등록 환자가 완치되는 결과를 도출한 것이다.
환자 삶의 질 유의미한 개선 … 우수한 약력학적 지표·안전성 확보
연구팀은 자큐보가 단순한 치유를 넘어 환자의 삶의 질(QoL) 개선에도 기여했다는 점을 짚어냈다. 위궤양 임상 과정에서 수행한 심리 지표 분석 결과, 자큐보 투여군은 '불안 및 우울' 항목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강력한 산 억제를 통한 신속한 복통 완화가 환자의 심리적 안정까지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약력학적(PD) 지표로서 위내 pH가 4 이상을 유지한 시간 비율에서도 자큐보는 우수한 지속성을 입증했다. 투여 7일 차 기준 자큐보 20mg의 유지 시간 비율은 85.2%에 달했다. 이는 테고프라잔 50mg(68.2%)이나 펙수프라잔 40mg(55.7%) 등 경쟁 제제들과 비교해도 우위를 점하는 데이터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대사 경로의 차별화는 자큐보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간 대사 효소인 CYP2C19 유전적 다형성에 큰 영향을 받는 PPI와 달리 자큐보는 주로 CYP3A4를 통해 대사돼, 환자의 유전적 특성에 상관없이 일관된 약효를 기대할 수 있다.
안전성 데이터 역시 견고했다. 임상 전 과정에서 간 수치의 비정상적 변동이나 심각한 이상 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강력한 산 억제에 따른 가스트린 수치 상승 또한 PPI 제제와 유사한 수준이었으며, 투여 중단 후 신속하게 정상 범위로 회복되는 가역성을 보였다.
5500명 대규모 RWD로 처방 만족도 확인 … 적응증·제형 확대로 글로벌 진출 가속
자큐보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큰 호응을 받고 있다. '2026 미국소화기학회(DDW 2026)'에서 발표한 5500명 규모의 리얼월드 데이터(RWD)에 따르면, 자큐보 4주 처방 후 증상 개선 만족도는 93.4%에 달했다. 기존 PPI 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들에게 자큐보로 교체 투여(Switching)했을 때 유의미한 증상 개선 효과도 확인돼 임상 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충족시켰다는 평가다.
제일약품은 이러한 탄탄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적응증 획득을 위한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하는 등 적응증 확장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회사는 제형 다변화도 추진 중이다. 올해 초 출시된 자큐보 구강붕해정은 물 없이 입안에서 녹여 복용할 수 있어 고령 환자나 연하곤란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였다. 특히 중환자실 환자들을 위한 비위관 투여 임상까지 추진하며 구강붕해정 처방 확대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자큐보의 영향력은 국내 주요 상급종합병원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21개국과 기술이전 및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중국 시장에서의 허가 절차가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다.
탄탄한 임상 데이터를 등에 업은 자큐보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참고로 이번 분석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도 소개되며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