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동국제약이 자사의 주력 잇몸 연고 판권을 자회사에 양도한다. 표면적으로는 특정 품목의 단종이나 사업 축소로 비칠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국민 잇몸약' 인사돌의 강력한 후광을 활용하려는 치밀한 셈법이 숨어 있다.
동국제약은 최근 히알루론산나트륨(HA) 성분의 겔 타입 잇몸 연고인 '치아로겔'의 공급 중단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했다. 공식적인 공급 중단 예정 일자는 오는 10월 18일이다.
치아로겔의 이번 공급 중단은 제약업계에서 흔히 발생하는 원료 수급 불안정이나 채산성 악화 때문이 아닌, 자회사인 동국생명과학으로 허가권을 양도·양수하기 위한 목적이다. 동국제약은 기존 재고와 허가권 일체가 자회사로 순조롭게 이관되고 있어 시장 내 공급 부족 발생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동국제약의 다음 행보다. 동국제약은 판권 이관에 따른 라인업 공백을 방치하지 않고, 허가권 양도 이후 치아로겔과 동일한 원료(성분) 및 분량을 지닌 신제품을 '인사가드겔'이라는 명칭으로 올해 8월경 새롭게 허가받아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1978년 출시 이래 잇몸약 시장을 선도해 온 '인사돌' 브랜드 패밀리 안으로 흩어져 있던 국소 도포용 연고를 편입시켜, 소비자들에게 강력하고 통일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회사 측의 의도로 해석된다.
이러한 '투 트랙' 전략은 약리학적 시너지 창출과도 직결된다. 인사돌플러스는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과 후박나무 추출물을 배합해 잇몸 속 치조골 재건과 강력한 항염 작용을 돕는다. 이와 반대로, 인사가드겔의 주성분인 히알루론산은 잇몸 표면의 염증을 신속히 줄이고 세포 조직을 물리적으로 복원하는 데 특화돼 있다.
즉, '먹는 잇몸약 인사돌과 바르는 잇몸 연고 인사가드겔'이라는 병용 치료 사이클을 구축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전략은 자회사인 동국생명과학의 홀로서기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치아로겔은 약국 유통 채널에서 꾸준한 수요를 자랑하는 잇몸 연고이다. 치아로겔 판권을 넘겨받은 동국생명과학은 자체적인 수익 구조를 강화하고 독립적인 외형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알짜배기 캐시카우를 확보하게 됐다.
이 같은 방식의 내부 사업구조 개편은 제약사들이 자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활용하는 방식 중 하나다. 브랜드 중심 자산과 생산·유통 중심 자산을 분리해 각각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동국제약이 인사가드겔에 대한 시장의 인지도를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동시에, 기존 치아로겔 사용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하며 자회사의 원활한 사업 수행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동국제약이 띄운 이번 '투 트랙' 승부수가 브랜드 가치 극대화와 자회사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