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준제약 '크린뷰올산' [사진=태준제약 홈페이지 갈무리][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장정결제 시장 선두 기업 태준제약의 간판 제품 '크린뷰올산'을 보호하던 최종 특허 방어선이 마침내 무너졌다. 후발 제약사들의 파상공세에 밀려 후속 특허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면서, 제네릭 시장 진입도 초읽기에 들어서게 됐다.
특허심판원은 대웅제약, 하나제약, 삼천당제약, 노바엠헬스케어, 경진제약, 한국휴텍스제약, 한국파비스제약, 인트로바이오파마 등 8개 제약사가 태준제약을 상대로 제기한 '장세척을 위한 조성물' 특허(2042년 2월 24일 만료) 무효 심판에서 최근 모두 청구성립 심결을 했다.
이번 심판의 대상이 된 특허는 태준제약이 크린뷰올산의 시장 독점권을 방어하기 위해 지난 2023년 새롭게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 특허목록에 등재한 후속 특허다.
대웅제약을 비롯한 8개 제네릭사는 해당 특허가 등재된 지 1년여 만인 지난 2024년 2월과 3월에 걸쳐 일제히 무효 심판을 청구하며 빈틈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약 2년여의 치열한 법리 공방 끝에 결국 특허 무효 인용 심결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원특허 대법원 패소 이어 또다시 '고배'
'장세척을 위한 조성물' 특허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특허목록에 등재된 크린뷰올산의 두 번째 특허다. 첫 번째 특허는 2019년 등재된 '장세척 조성물' 특허(2038년 10월 8일 만료)로, 글로벌 제약사 노르진(Norgine)과의 특허 취소 소송에서 대법원까지 가는 접전 끝에 태준제약이 최종 패소하며 특허권을 상실했다.
노르진은 한국파마가 국내에 도입해 판매 중인 오리지널 1L 장정결제 '플렌뷰산'의 원개발사다. 이 회사는 태준제약의 크린뷰올산이 자사의 플렌뷰산과 주성분 구성이 동일하고 용량만 미세하게 변경했을 뿐이라며 진보성 흠결을 지적했고 사법부는 노르진의 주장을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장세척 조성물' 특허가 위태로워지는 상황 속에서 태준제약은 크린뷰올산의 주성분 중 아스코르브산 용량을 기존의 절반으로 줄인 후속 특허를 서둘러 등록하며 제2의 방어선을 구축했다. 이 후속 특허가 이번 심판의 대상이 된 '장세척을 위한 조성물' 특허다.
그러나 이러한 용량 변경은 실제 의료 현장에서 시판 중인 크린뷰올산의 조성과 일치하지 않는 데다, 단순 용량 감량만으로는 진보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만큼, 후발 제약사와 특허분쟁에서 약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판매품목허가권 확보 '눈치싸움' … 시장 구도 격변 예고
크렌뷰올산의 후속 특허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심판에 참여했던 8개 제네릭사의 우선판매품목허가권(우판권) 확보를 위한 치열한 물밑 경쟁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제약사는 모두 우판권 획득을 위한 '최초 심판 청구' 요건을 만족한 상황으로, 남은 관건은 '누가 가장 먼저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했느냐(최초 허가 신청 요건)'로 압축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크린뷰올산에 대한 제네릭 품목허가 신청은 지금까지 총 8건으로, 모두 같은 날인 지난 1월 9일 이뤄졌다. 이는 심판에 나섰던 8개 제약사가 동시에 제네릭 허가를 신청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사실상 제네릭 시장 선점 경쟁 구도가 확정됐다는 분석이다.
태준제약, 특허법원 항소 가능 … 포트폴리오 다변화 투트랙 전략
다만, 태준제약이 이번 심결에 불복해 상급심인 특허법원에 소를 제기하며 끝장 승부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번 무효 심결이 곧바로 제네릭 시장 진출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크린뷰올산은 연간 생산실적이 70억 원대에 이르는 태준제약의 알짜 캐시카우에 해당한다. 이를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태준제약의 소 제기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크린뷰올산의 특허가 무너질 위기에 처한 만큼, 태준제약은 제형 다변화를 통한 시장 방어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태준제약의 항소 여부와 공격적인 제형 전환 전략이 맞물리면서 국내 장정결제 시장의 지각 변동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