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주요 제약사들의 의약품을 세계 최저 수준의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제공하는 공식 웹사이트 운영을 전격 개시했다.[헬스코리아뉴스 / 이시우] 미국 정부가 주요 제약사들의 의약품을 세계 최저 수준의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제공하는 공식 웹사이트 운영을 전격 개시했다. 당초 올해 1월 운영될 예정이었으나 반-리베이트법(Anti-Kickback Act) 등 법적 검토를 거쳐 현지 시각 2월 5일 저녁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에 가동된 웹사이트(TrumpRX.gov)는 미국인들이 선진국 중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처방약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최혜국(Most Favored Nation, MFN) 약가 정책을 구체화한 플랫폼이다. 웹사이트 측은 미국인이 동일한 약물에 대해 타국 대비 최대 1000%의 비용을 더 부담해온 불합리한 구조를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이 플랫폼의 첫 단추는 지난해 9월 화이자(Pfizer)와의 계약이었다. 화이자는 미국 내 제조 능력 강화를 위해 7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대신,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의약품 관세 부과를 3년간 유예받기로 합의하며 TrumpRX 참여를 결정했다. 이를 기점으로 현재까지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일라이 릴리(Eli Lilly), 노보 노르디스크(Novo Nordisk) 등 총 16개 대형 제약사가 MFN 기반의 약가 인하에 동참했다.
현재 웹사이트에는 선제적으로 합의를 마친 5개사의 인기 의약품 40종에 대한 할인 가격이 공개되어 있다. 일례로 노보 노르디스크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인 렌비마(Lenvima, 성분명 : 렌바티닙메실산염·Lenvatinib Mesylate) 등 주요 품목과 함께 기대를 모으는 위고비(Wegovy, 성분명 :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경구제(위고비 필)의 경우 기존 대비 78~89%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소개됐다.
문제는 미국의 이러한 MFN 약가 정책이 한국 바이오 기업들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 기간 중 진행된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미국의 약가 참조 대상 국가에 한국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특정 국가의 낮은 약가가 미국 시장의 상업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이나 해외 진출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할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그간 한국 시장 출시를 우선순위에서 뒤로 미뤘던 기업들도 이제는 초기 단계부터 국가별 가격 전략과 글로벌 권리 배분을 더욱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미국의 MFN 정책이 상시화될 경우 신약의 최초 출시 국가 선정이나 라이선스 아웃 전략이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치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