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한민국 30호 신약 '케이캡(K-CAB, 성분명: 테고프라잔)'이 마침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의 허가 문턱에 도달했다. 지난 2021년 기술수출 이후 4년여 만에 이뤄낸 성과로, 기존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가 장악하고 있던 미국 소화기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3상 임상시험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단순한 비열등성이 아닌 통계적 우월성을 입증한 만큼, 예상을 뛰어넘는 시장 침투 속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헬스코리아뉴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HK이노엔의 미국 파트너사 세벨라 파마슈티컬스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FDA에 케이캡에 대한 신약 허가 신청서(NDA)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허가 신청은 ▲미란성 식도염(EE)의 치료 ▲미란성 식도염의 유지 요법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의 치료 등 위식도역류질환(GERD) 관련 주요 적응증 3가지를 모두 포함했다. 출시 초기부터 광범위한 처방처를 확보해 시장 점유율을 단숨에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NDA 제출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케이캡이 보여준 임상 데이터의 질 때문이다. 세벨라가 진행한 대규모 3상 임상시험 'TRIUMpH' 프로그램 결과에 따르면, 케이캡은 미란성 식도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투여 2주 및 8주 시점에서 대조군인 란소프라졸(PPI 계열)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치료율 우위를 기록했다.
특히 중증(LA Grade C/D) 식도염 환자군에서도 압도적인 치료 효과를 보여, 난치성 환자가 많은 미국 시장에서 의료진의 처방 명분을 확실히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통상적으로 후발 주자가 시장에 진입할 때 비열등성만 입증해도 허가 획득이 가능한 것을 고려하면, 케이캡의 이러한 우월성 데이터는 향후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데 있어서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경쟁 약물인 패썸 파마슈티컬스의 '보케즈나(Voquezna, 성분명: 보노프라잔, 글로벌 제품명: 다케캡, 한국 제품명: 보신티)'와의 진검승부도 관전 포인트다.
보케즈나는 미국 FDA 승인 과정에서 니트로사민 불순물 검출 이슈로 출시가 지연된 바 있으며, 일부 간 효소 수치 상승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실제 임신 및 수유 중인 쥐에게 보케즈나를 투여했을 때, AUC(Area Under the Curve·체내 약물 노출량)가 최대 권장 인체 용량과 거의 같거나 그 이상인 경우 새끼 쥐에서 간 손상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현재 보케즈나 치료 중에는 모유 수유를 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와 달리 테고프라잔은 한국인 5000만 명 대상의 대규모 실사용 데이터(RWD) 분석 등을 통해 기존 PPI 대비 간 독성 위험이 27%나 낮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안전성 측면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다.
세벨라는 이번 케이캡 NDA 제출이 미국 내 6500만 명에 달하는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회사가 탄탄한 소화기 내과 영업망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케이캡은 2027년 초로 예상되는 출시 시점부터 가파른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
HK이노엔 입장에서도 이번 NDA 제출은 기업 가치를 한층 높이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승인 시점부터 유입될 마일스톤과 매출에 따른 로열티는 HK이노엔의 수익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캡의 이번 미국 NDA 제출로 HK이노엔은 '2028년 글로벌 100개국 진출' 비전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며 "이미 한국과 중국 등에서 시장성을 검증받은 약물인 만큼, 미국 FDA의 문턱을 넘어설 경우, 국산 신약이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도약하는 또 하나의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