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사진=셀트리온 제공][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셀트리온이 글로벌 인플릭시맙 시장 정복을 위한 새로운 퍼즐을 맞췄다. 지난 2020년 환자 투약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피하주사(SC) 제형 승인에 이어, 이번에는 의료 현장의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한 정맥주사(IV) 액상 제형까지 확보했다. 이로써 셀트리온은 환자와 의료진은 물론, 병원 행정까지 아우르는 빈틈없는 다중 방어선을 구축하게 됐다.
'더 파마 레터(The Pharma Letter)' 등 다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최근 셀트리온 '램시마'의 정맥주사(IV) 액상 제형에 대한 품목허가를 최종 승인했다. 이번 승인은 류마티스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기존 램시마 IV 분말 제형이 보유한 모든 적응증에 적용된다.
램시마는 미국 존슨앤존슨 계열사 얀센이 개발한 TNF-a 억제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다. 동결건조 분말 형태의 IV 제형과 SC(피하주사) 제형으로 나뉜다. 이번에 승인된 램시마 IV 액상 제형은 세계 최초의 액상형 인플릭시맙 IV 제제다. 기존에는 분말 제형을 멸균 증류수에 먼저 용해한 뒤 희석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면, 액상 제형은 즉시 희석이 가능해 조제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실제 유럽 7개국에서 진행한 경제성 연구 결과에 따르면, 렘시마 IV 액상 제형 도입 시 의약품 준비 시간은 평균 51% 단축됐고, 관련 소모품 및 인건비 등 준비 비용도 20% 절감됐다. 콤팩트한 바이알 디자인을 채용해 보관 공간도 기존보다 50~70% 줄였다. 이는 비용 절감에 민감한 유럽 병원 입찰 시장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액상 제형 허가에서 한 가지 더 눈에 띄는 것은 기존 100mg 용량 외에 350mg 대용량 바이알이 새롭게 추가된 것이다. 고용량 처방이 필요한 환자를 고려한 용량 확대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의 피하주사 제형의 '램시마SC'를 출시한 뒤 유럽 인플릭시맙 제제 시장에서 입지가 크게 강화된 상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유럽 주요 5개국(EU5)에서 램시마 제품군(IV+SC)의 합산 점유율은 71%에 달한다. 사실상 독주 체제다.
특히 램시마SC는 2020년 출시 이후 연평균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유럽 시장 점유율 22%를 돌파했다. 단순한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임상적 효능과 편의성이 개선된 바이오베터로서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이번 램시마 IV 액상 제형 추가로 셀트리온은 유럽 인플릭시맙 시장에서 그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가격 경쟁 심화로 레드오션화되는 상황에서 셀트리온은 자사 제품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더욱 높이면서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며 "이번 램시마 IV 액상 제형 추가에 따른 유럽 시장 지배력 강화 효과가 미국 시장으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램시마 제품군의 성장과 신제품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3조 5573억 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도 3분기까지 2조 832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실적 경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