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ST 전경[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뇌전증치료 신약 '엑스코프리(XCOPRI, 성분명 세노바메이트·Cenobamate)'가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일 '엑스코프리정'을 국내에서 개발된 41번째 신약으로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 약물은 성인 뇌전증 환자에서 2차성 전신발작을 동반하거나 동반하지 않는 부분발작 치료의 부가요법으로 허가된 의약품이다. 기존 항뇌전증약 투여로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뇌전증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엑스코프리정'은 식약처가 신속한 신약 허가를 위해 올해 제정한 '신약 품목허가·심사 업무절차' 지침을 적용하여 허가한 첫 번째 품목이기도 하다. 식약처는 신약 허가 전문인력을 포함한 품목전담팀을 구성(21명)하고 임상시험(GCP)과 제조·품질관리(GMP) 우선 심사, 품목허가 신청 전후 맞춤형 대면회의(8회)를 제공하는 등 업체와 긴밀히 소통하여 신속하게 품목허가를 완료했다.
이 약은 또 관련 학회, 환자 단체, 국민청원 등을 통해 국내에 도입되지 않아 해외에서 처방받는 환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조속한 도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았던 품목이다. 식약처는 개발단계 사전상담과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로 지정한 후, 심사 역량을 최대한 집중한 신속 심사로 국내 의료현장에 빠르게 도입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용어설명]
* 임상시험 관리기준(GCP, Good Clinical Practice) : 의약품 임상시험 실시에 필요한 임상시험의 준비, 실시, 모니터링, 점검, 자료의 기록 및 보고 등에 관한 기준.
* 제조·품질관리기준(GMP, Good Manufacturing Practice): 의약품이 적정한 제조 및 품질기준에 따라 일관성 있게 생산·관리됨을 보장하는 체계.
* GIFT(Global Innovative product on Fast Track): 글로벌 혁신 의료제품이 신속하게 제품화될 수 있도록 개발(임상) 초기부터 지원하는 프로그램.
'엑스코프리'의 국내외 판권은 동아에스티가 보유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2024년 1월 SK바이오팜과 엑스코프리정 라이선스 인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동아에스티는 SK바이오팜으로부터 엑스코프리정 국내외 30개국 공급을 위한 완제의약품(DP) 생산 기술을 이전받아 엑스코프리정 30개국 허가, 판매 및 완제의약품 생산을 담당한다.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유럽 제품명 : '온투즈리', 성분명 : 세노바메이트) [사진=SK바이오팜 제공]엑스코프리정은 뇌에 흥분성 신호를 전달하는 나트륨 채널을 차단해 신경세포의 흥분성 및 억제성 신호의 균형을 정상화한다. 다국가 임상으로 진행한 Pivotal(품목허가를 위한 임상) 임상 결과 엑스코프리정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발작 빈도 감소율 55%, 완전발작소실율 21%를 보이며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했다.
뇌전증은 뇌신경세포가 과도하게 흥분되거나 억제되면 신체의 일부나 전체가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고 경련성 발작을 보이거나 의식을 잃게 되는 질환이다. 뇌전증 환자의 약 30%는 기존 약물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약물난치성 뇌전증 환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생활 속 질병 진료행위 통계'에 따르면 국내 뇌전증 환자는 2018년 14만 5000명에서 2022년 15만 2000명으로 증가했다. 뇌전증은 사회적 편견으로 질환을 숨기거나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아 실제 환자 수는 심평원 통계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엑스코프리정은 식약처의 새로운 신약 품목허가 및 심사 업무절차에 따라 진행되었으며, 여러 회의와 혁신제품 사전상담 등 식약처와의 긴밀한 협업이 원활한 허가에 큰 도움이 되었다"며 "엑스코프리정의 보험 약가 신청 및 등재를 신속히 추진해 국내 뇌전증 환자들이 빠르게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