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의학원 임일한 박사[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한국원자력의학원 산하 원자력병원 핵의학과 임일한 박사가 난치암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악티늄 알파핵종 표적치료의 해외 최신 임상 현황과 성과를 종합적으로 분석, 향후 국내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알파핵종 표적치료는 신경내분비종양, 거세저항성전립선암 등 기존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암 분야에서 탁월한 치료 효과와 낮은 부작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원자력병원은 2023년 국내 최초로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알파핵종 치료인 악티늄(Ac-225) 표적치료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바 있다.
현재 해외에서는 알파핵종 표적치료가 주로 전립선암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했으며, 수백 명 규모의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성과를 보이며 생존율 향상 및 무진행 생존기간 연장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총 28건의 전립선암 대상 알파핵종 표적치료 임상 연구를 검토한 결과, 특히 주목할 만한 성과는 호주, 인도, 독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4개국 7개 기관에서 수행된 대규모 다국적 임상연구에서 확인되었다. 이 연구는 알파핵종 표적치료가 처음 소개된 2016년부터 2023년까지 488명의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치료 결과, 환자들의 평균 생존기간이 15.5개월을 기록했고, 암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유지된 기간(무진행 생존기간)은 7.9개월로 나타났으며 유의미한 항종양 효과를 확인했다.
신경내분비종양 환자 대상 임상연구는 총 18건을 검토했으며, 이 중 2022년 인도에서 9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악티늄 표적치료를 시행한 결과, 80% 환자에서 치료 효과가 확인되었다.
국내에서는 한국원자력의학원을 중심으로 인프라 구축 및 임상연구 단계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의학원은 방사성동위원소 악티늄의 생산·정제 및 리간드·항체 개발연구, 알파핵종 전달·재분포에 대한 영상·계측 기술 확보, 임상시험 설계 및 안정성 평가 인프라 구축, 국제 공동 연구 및 다기관 협력 추진 등을 통해 악티늄 치료제의 국내 자급화 및 상용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2021년 악티늄(Ac-225) 생산을 위한 원료 물질인 라듐(Ra-226)을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의 방사성동위원소 폐기물 재활용 플랫폼 서비스 프로그램을 통해 확보하고 악티늄 생산에 성공했다. 이후 2025년 5월 생산 허가를 취득하여 현재 독일 및 러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만 소량 생산되어 고가로 판매되는 악티늄의 국내 공급에 기여할 예정이다.
임일한 박사는 이번 분석을 통해 향후 조기 병기의 암치료와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등에 알파핵종 확장 적용을 전망했다. 다만 핵종 생산량 확대, 딸핵종 재분포 문제, 장기 독성 데이터 확보 등을 선결과제로 꼽았다. 이번 동향 분석은 일본 핵의학회지(Annals of Nuclear Medicine) 최신 호에 종설논문으로 게재되었다.
재분포 문제(Recoil Daughter Redistribution)는 알파핵종 치료 시 모핵종이 알파 입자를 방출할 때 강한 반동 에너지로 인해 생성된 이 운반체에서 이탈하는 현상이다.
임일한 박사는 "향후 다양한 난치암 환자분들을 대상으로 임상 적용을 확대하여 더 많은 환자분들께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 생존율 및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