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젤로다정' [사진=보령 홈페이지 갈무리][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화학 항암제 성분인 카페시타빈 제제 시장에서 제네릭이 모두 철수했다.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인데, 이에 따라 오리지널 제품을 보유한 보령이 해당 시장을 독점하게 됐다.
알보젠코리아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잘보빈정500밀리그램'의 공급중단을 보고했다. 내년 5월 초까지만 제품을 공급할 계획으로, 향후 공급을 재개할 의사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가 공급중단을 결정한 이유는 수익성 악화다. 알보젠코리아는 앞서 '잘보빈정150밀리그램'의 공급을 중단한 바 있는데, 이후 거래처 이탈 등으로 잘보빈정500밀리그램의 수요도 감소하면서 판매가 부진해졌다는 것이다.
잘보빈정500밀리그램은 최근까지 카페시타빈 제제 시장에서 유통되던 유일한 제네릭이다. 알보젠코리아의 이번 잘보빈정500밀리그램 공급중단 결정으로 관련 시장에서는 제네릭이 모두 사라지게 됐다.
식약처의 의약품 정보검색 목록에 찾아볼 수 있는 카페시타빈 제제는 오리지널 제품인 보령의 '젤로다정'과 제네릭인 알보젠코리아의 잘보빈정, 일동제약의 '젤로빅정', 광동제약의 '젤로칸정', 신풍제약의 '젤카타빈정' 등 모두 5개다. 유나이티드제약도 '젤타빈정'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출용으로 품목허가를 획득해 내수 시장에는 판매가 불가능하다.
이 중 젤로칸정과 젤카타빈정은 지난 2023년 11월과 2024년 1월 각각 유효기간 만료로 허가가 취소됐다. 젤로빅정은 아직 허가가 남아있지만, 이미 지난 해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일동제약은 알보젠코리아와 마찬가지로 채산성을 이유로 젤로빅정의 공급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젤로빅정은 현재 상업용이 아닌 임상용으로만 생산 및 공급되고 있다.
오리지널인 젤로다정과 비교하면 제네릭들의 생산실적은 매우 작은 편이다. 젤로다정은 그동안 시장을 과점해 온 데다 공급부족도 보고된 바 없다. 이에 따라 제네릭들의 시장 철수가 수급 불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젤로다정의 공급부족 발생 시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제품이 모두 사라졌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페시타빈 성분 제네릭이 모두 사라지면서 유일한 제품 공급사인 보령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젤로다정은 로슈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먹는 항암제로, 보령은 젤로다정을 자체 생산하는 것이 아닌, 로슈로부터 수입해서 판매 중이다. 따라서, 수입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 혹시 모를 수급 불안정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