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본사 전경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대웅제약이 이뇨제 성분인 인다파미드를 이용한 고혈압 복합제 'DWJ1621'의 3상 임상시험을 마무리했다. 아직 1상 임상시험이 남아있지만, 개발 과정의 가장 큰 산을 넘어선 만큼 선발대 추격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는 관측이다.
대웅제약은 DWJ1621의 3상 임상시험 최종 피험자 관찰을 지난 2일 마치고 최근 임상시험을 종료했다. 지난해 10월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지 약 1년 만에 시험을 마무리한 것으로, 실제 피험자 모집을 시작한 올해 1월로부터는 9개월여 만이다.
DWJ1621은 대웅제약의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ARB) 계열 고혈압 치료제 '올메텍(올메사르탄)'과 티아지드 유사(Thiazide-likes) 이뇨제인 인다파미드를 조합한 2제 복합제 후보물질이다. 이미 시장에 다수의 ARB+이뇨제 조합이 포진한 상황에서, 대웅제약은 가장 흔한 조합인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대신 인다파미드를 선택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기허가 단일제로 이뤄진 복합제의 경우, 2상 임상시험이 면제된다. 따라서, 1상과 3상 임상시험만 진행하면 되는데, 대웅제약은 DWJ1621의 3상 임상시험을 먼저 시작, 아직 1상 임상시험을 수행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1상 임상시험의 경우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아 환자 모집에 돌입하면 1~2개월 안에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DWJ1621의 상용화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다파미드는 기존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대비 낮은 용량으로도 동등 이상의 혈압 강하 효과를 나타내면서, 혈당이나 지질 수치에 미치는 영향 등 대사성 부작용은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질환인 고혈압은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만큼, 인다파미드가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러한 배경에서 인다파미드를 이용한 고혈압 치료 복합제 개발도 이어지는 추세다. 특히, 클로르탈리돈의 경우 이미 몇몇 복합제가 출시됐지만, 인다파미드 복합제는 아직 등장하지 않은 상태여서 제약사들의 시장 선점 경쟁이 뜨겁다.
실제 DWJ1621의 경쟁 약물로 꼽히는 보령의 'BR1015'는 올해 1분기 1상과 3상 임상시험을 모두 모두 마치고 현재 허가 절차를 준비 중이다.
BR1015는 보령의 대표 고혈압 치료 신약 '카나브'의 주성분인 피마사르탄에 인다파미드를 더한 2제 복합제다. 회사가 이미 피마사르탄과 이뇨제 성분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복합제인 '카나브플러스'를 보유한 상황에서 새로운 이뇨제 조합 복합제 상용화에 나선 것이다.
3상 임상시험 결과, BR1015는 1차 평가변수인 수축기 혈압(SiSBP)의 평균 변화량이 –17.70(±16.05)mmHg로, 카나브 단일요법 –7.58(±16.28)mmHg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다(p<0.0001). 이상사례 발현율은 두 시험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안국약품은 인다파미드를 조합한 3제 복합제를 개발 중이다. 해당 후보물질의 과제명은 'AGSAVI'로 지난 6월 3상 임상시험이 종료됐다. 개발이 시작된 지난 2017년 이후 약 8년여 만에 임상시험이 마무리된 셈이다.
AGSAVI는 칼슘채널차단제(CCB) 성분 s-암로디핀과 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ARB) 성분 발사르탄, 그리고 이뇨제 성분 인다파미드를 조합한 고혈압 3제 복합제다. S-암로디핀, 발사르탄, 인다파미드 조합의 3제 복합제는 아직 등장하지 않은 상황이다. 안국약품이 AGSAVI 상용화에 성공하면, 해당 성분 조합으로 허가받는 최초의 제품이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지난 2022년 대화제약과 AGSAVI 공동개발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발매를 위한 모든 수행은 안국약품이 담당해 추진하고 개발비용은 안국약품과 대화제약이 균등하게 부담하는 방식이다.
대웅제약도 인다파미드 조합 2제 복합제인 DWJ1621과 함께 올메사르탄, 암로디핀, 인다파미드를 더한 3제 복합제 후보물질 'DWJ1622'를 개발 중이다. 지난 2023년 1상 임상시험을 완료했으며, 현재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2제, 3제 복합제 개발을 동시에 진행해 관련 시장에서 빠르게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인다파미드 조합 고혈압 치료 복합제 개발뿐 아니라 '카트 비피 프로(CART BP pro)'라는 반지형 연속혈압측정기도 병의원에 적극적으로 유통하고 있다"며 "고혈압 진단부터 치료까지 아우르는 통합 관리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