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본사[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유한양행이 자사의 4-1BB+HER2 이중특이성 항체 후보물질 'YH32367'을 앞세워 미국 면역 항암제 시장 공략을 추진하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유한양행은 미국 특허청(USPTO)에 'HER2 저발현 암의 치료 또는 예방용 약학적 조성물'에 대한 미국 특허 등록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허는 2023년 4월 6일 출원되었고 올해 7월 3일 공개되었다.
해당 특허는 4-1BB와 HER2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특이성 항체를 활용하여 HER2 저발현 암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약학적 조성물에 관한 내용이다.
이번 특허에는 구체적인 물질명이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미국암학회(AACR)에서 공개된 정보와 특허 내용을 종합해볼 때, 'YH32367'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YH32367'은 원래 우리나라 바이오 벤처 기업인 ABL바이오가 발굴한 것으로,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ABL바이오로부터 295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YH32367'의 권리를 확보했다.
이 약물은 암세포 표면에 발현된 HER2를 표적으로 삼는 동시에 T세포와 NK세포 등 면역 세포의 활성을 촉진하는 보조 자극 수용체인 4-1BB에도 작용하는 기전이다. 암세포의 면역 회피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는 신계열 면역 항암제 후보물질이다.
'YH32367'과 같은 4-1BB+HER2 표적 기전의 면역 항암제는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HER2 저발현 고형암에 대한 유망한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HER2은 유방암 등 고형암을 유발하는 주요 표적 중 하나이다. HER2 표적 치료제는 HER2를 표적하여 암을 치료하는 기전으로, 스위스 로슈(Roche)의 '허셉틴'(Herceptin, 성분명: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이 대표적 약물이다.
그러나 HER2가 매우 낮은 수준으로 발현되는 저발현 고형암에서는 타깃이 충분하지 않으므로 기존 HER2 표적 치료제의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한때 4-1BB 단일 작용제가 HER2 저발현 고형암 등 타깃이 불분명한 암 유형의 치료 가능성을 보이며 주목받은 바 있다. 4-1BB에 작용하여 면역 세포의 활성을 유도하고, 암세포에 대한 공격력을 높인다는 접근법이었다.
다만 4-1BB 단일 작용제는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고용량으로 투여할 경우 4-1BB의 과잉 활성이 간독성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4-1BB+HER2 표적 이중특이성 항체가 4-1BB 단일 작용제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한 이유다. 유한양행의 'YH32367' 역시 이같은 전망에 따라 탄생한 약물이다.
관건은 'YH32367'이 HER2 저발현 고형암에서 암세포를 정확히 표적하고 4-1BB 작용으로 인한 간독성 부작용을 피할 수 있느냐다.
특허 명세서에 따르면, 'YH32367'는 이러한 가능성을 증명했다. 유한양행이 진행한 HER2 저발현 고형암 유도 비임상 동물 실험에서 'YH32367'는 특별한 이상반응 없이 암을 효과적으로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YH32367'는 HER2 저발현 고형암 분야에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개발 중인 4-1BB+HER2 면역 항암제는 9개 정도에 불과하다. 유한양행이 'YH32367'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미국 특허 등록을 추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인 셈이다.
유한양행은 미국 외에도 대한민국, 캐나다, 호주, 브라질, 중국, 인도, 러시아, 유럽, 일본, 멕시코에서도 'YH32367'의 특허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