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 '자큐보정' 20mg[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제일약품이 자사의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 '자큐보정'(성분명: 자스타프라잔)의 적응증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번에는 타사 제품에는 있고 자사 제품에는 없는 '염증 없는 위식도역류질환'이 타깃이다.
헬스코리아뉴스 취재 결과, 제일약품은 1일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JP-1366'('자큐보정')에 대한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험은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 환자에서 'JP-1366'과 위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대조 평가하는 것이다. 임상은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32개 의료기관에서 진행된다.
대상 질환인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은 내시경 검사에서 식도에 눈에 띄는 손상이 없지만 불편한 역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구분하는 가장 큰 척도는 내시경 검사에서 식도 점막에 손상이 보이느냐 여부다.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에 대한 과거 표준 치료법은 프로톤펌프 저해제(PPI)의 투약이었다. PPI는 위산 분비 과정 중 마지막 단계에 관여하는 양성자 펌프를 억제하여 위산 분비를 줄이고 위 점막을 보호하는 기전이다.
하지만 PPI는 작용이 느리린데다 야간 위산 분비 억제 효과도 미미한 편이다. 특히 위산 분비의 최종 단계에서 작용하므로 오히려 위산이 활성화된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는 역설적인 기전으로 인해, 아침 공복이나 식전에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큰 단점으로 지적된 바 있다.
'자큐보정'을 비롯한 P-CAB가 현재 위식도역류질환에서 PPI를 성공적으로 대체한 이유다. 이 제제(P-CAB)는 양성자 펌프가 활성화되기 전에 칼륨 이온 결합 부위를 경쟁적으로 차단하여 위산 분비의 초기 단계에서 빠르고 강력하게 억제하는 기전이다.
이런 훌륭한 기전 덕분에 P-CAB는 출시만 되면 블록버스터 의약품 반열에 올라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HK이노엔의 P-CAB 계열 약물인 '케이캡'(성분명 : 테고프라잔)은 2019년 출시 첫해 310억 원을 시작으로 2024년에는 원외처방실적을 포함 무려 168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케이캡'의 블록버스터 반열 등극에는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 또한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케이캡'은 2018년 7월 식약처로부터 미란성 및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 모두 동시에 허가받았다.
참고로, 전체 위식도역류질환 국내 환자는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유형이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자큐보정'은 2024년 4월 식약처 허가 당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단일 적응증으로만 허가를 받았다. 이를 고려하면 제일약품이 이번에 '자큐보정'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 확대에 나선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이번 3상은 2025년 7월 1일부터 약 24개월간 진행돼 2027년 6월 종료될 예정이다. 다만, HK이노엔의 '케이캡'이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3상에서 투약이 4주로 설계된 점을 감안하면, '자큐보정' 역시 예정된 임상 종료일보다 더 빨리 관련 적응증을 추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자큐보정'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 3상에서도 투약은 8주간 진행되었고 1차 평가변수 도출까지 약 1년 정도 소요된 바 있다.
한편, '자큐보정'은 17일 식약처로부터 위궤양(Gastric ulcer) 치료 적응증을 추가 승인 받았다. 따라서 이번에 임상까지 성공하면 , '자큐보정'은 총 3개의 적응증을 획득, 시장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