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제약사 최초로 미국 보툴리눔톡신 제제 시장 진출을 진두지휘한 대웅제약 박성수 부사장이 '나보타'(NABOTA)를 치료제로 개발 중인 파트너사의 이사회에 합류했다.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이온바이오파마(Aeon biopharma)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대웅제약 박성수 부사장을 3급 이사(Class III director)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박성수 부사장은 오는 2026년 이온바이오파마 주주총회가 열릴 때까지 해당 회사의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이온바이오파마는 현재 '나보타'(현지 개발 과제명 : ABP-450)를 편두통 등의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이번 박성수 부사장의 이사 선임은 '나보타'의 치료 적응증 개발 및 상용화를 가속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박성수 부사장은 미국 시장에서 나보타를 개척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1999년 대웅제약에 처음 입사한 이후 개발·허가·마케팅·글로벌 사업 등을 거쳐 2011년 미국으로 건너가 대웅 미국 법인(Daewoong America Inc.) 법인장을 역임했다. 한국에 복귀해 '나보타' 사업본부장을 맡았고 2021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나보타 본부와 글로벌 사업본부, 바이오 연구개발(R&D)본부와 법무실을 총괄했다.
특히 '나보타'의 미국 FDA 승인을 주도하면서 전 세계 70개국에 성공적인 수출을 이끌었으며, 재임 기간 나보타 실적을 20배 이상 성장시킨 '나보타맨'으로 평가된다.
박 부사장은 최근 대웅제약의 대표이사 역할도 맡았다. 회사 측이 '나보타'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박성수 신임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선임으로 이창재·전승호 각자 대표 체제에서 이창재·박성수 각자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박 대표는 대웅제약의 글로벌 사업과 R&D를, 지난 2022년 선임된 이창재 대표는 국내 사업과 마케팅을 총괄한다.
박 대표는 취임과 함께 "영업이익 1조 원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사업, 글로벌 확장과 더불어 신약·제제·바이오 연구성과를 극대화해 회사의 체질을 고수익·글로벌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대표브랜드의 글로벌 성공을 통해 '1품 1조' 블록버스터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인데, 이를 위한 첨병 역할로 '나보타'를 내세웠다.
'나보타'의 글로벌 시장 성공을 바탕으로,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펙수클루'(FEXUCLUE, 성분명 : 펙수프라잔·fexuprazan)과 국내 제약사 최초 개발 SGLT-2 억제제 계열 제2형 당뇨병 치료 신약 '엔블로'(ENVLO, 성분명 : 이나보글리플로진·enavogliflozin)을 1조 원대 품목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더해 세계 최초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으로 개발 중인 '베르시포로신' 등 유망 신제품을 제2의 '나보타'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나보타'의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박성수 부사장이 이온바이오파마의 이사회에 합류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온바이오파마는 현재 삽화성·만성 편두통, 경부근긴장이상, 위마비,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등 '나보타'의 4개 치료 적응증 연구를 진행 중이다.
경부근긴장이상 치료 적응증은 임상2상 시험을 지난해 완료됐고, 삽화성·만성 편두통 적응증은 2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중 만성 편두통 적응증 2상 시험은 최근 환자모집을 마쳤다. 위마비와 PTSD 적응증은 현재 전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나보타'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치료 적응증 확보는 필수다. 국내와 달리 글로벌 보툴리눔톡신 제제 시장은 미용 적응증보다 치료 적응증 시장이 더 크기 때문"이라며 "'나보타맨'으로 불리는 박성수 부사장이 이온바이오파마 이사회 합류한 것은 '나보타'의 치료 적응증의 상용화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