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와 비타민을 내세운 온라인 피부제품에서 성분표에 없는 초강력 스테로이드가 검출됐다. 사진은 AI 생성이미지로 특정 기사와 무관함.[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허브와 비타민을 내세운 온라인 피부제품에서 성분표에 없는 처방용 초강력 스테로이드가 검출됐다. 최고 농도는 미국 승인 처방약 제형의 9.2배였다. 소비자는 표시된 성분을 보고 제품을 골랐지만, 실제로는 강력한 의약품 성분까지 피부에 바르고 있었던 셈이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과 베스이스라엘디코니스병원 연구팀은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피부제품 18종을 선별해 검사했다. 습진·건선·피부염·색소침착 개선을 내세운 제품과 과거 미표시 약물 검출 사례가 있는 제품 등을 대상으로, 스테로이드·항진균제 28종을 분석했다.
그 결과, 6종에서 처방용 초강력 스테로이드 '클로베타솔프로피오네이트(clobetasol propionate)'가 나왔다. 연구팀이 같은 제품을 추가 구매해 검사한 표본까지 제품별 3개 모두 양성이었다. 검출 제품들의 온라인 구매후기는 합계 1만 건을 넘었다.
허브 성분을 표시한 'Qian Nian Qi Cao' 크림에서는 클로베타솔이 평균 0.25%, 최대 0.46% 검출됐다. FDA 승인 클로베타솔 외용제 농도 0.05%와 비교하면 최고치는 9.2배였다.
또 다른 허브 제품 'Zudaifu' 크림은 평균 0.32%, 최대 0.43%였다. 알부틴·비타민C를 표시한 미백용 'Neoprosone gel'도 평균 0.09%, 최대 0.16%가 검출됐다. 일부 제품에서는 성분표에 없는 항진균제도 함께 나왔다.
연구진은 "제품 사용 후 나타나는 개선 효과는 성분표에 표시되지 않은 약물 성분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연구진은 미백용 제품 3종에서 초강력 스테로이드가 확인돼 얼굴과 눈 주변의 반복 노출을 우려했다.
미국식품의약처(FDA) [출처: FDA 공식 페이스북]미표시 스테로이드 문제는 규제기관도 확인해 온 사안이다. FDA는 2024년 10월 '스킨캡(Skin-Cap)' 에어로졸 스프레이에서 포장과 성분표에 없는 고강도 스테로이드를 검출하고 구매·사용에 대해 경고했다. 당시 해당 제품은 아마존과 월마트 등에서도 판매됐으며, 건선·습진·가려움 개선을 내세웠다.
FDA는 "피부에 바르는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하면 피부가 얇아지는 위축과 피부 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넓은 부위에 사용하면 혈당과 혈압, 뼈 건강, 부신 호르몬 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피부에 바르는 제품도 사용 면적과 기간에 따라 전신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해당 제품 사용을 갑자기 중단해도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FDA는 스킨캡 사용자가 의료진과 상담해 대응 방법을 결정하도록 안내했다.
이번 연구의 18종은 미표시 약물 함유가 의심되는 기준으로 선별한 제품이다. 검출률 33.3%는 이 검사 대상의 결과다. 제품별 최고 농도와 반복 검출은 소비자가 성분표만으로 실제 노출 약물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연구 결과는 10월 8일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일반 구매 피부제품의 미표시 약리활성 성분(Undeclared Pharmacologically Active Ingredients in Over-the-Counter Skin Products)'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