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공연 모습. /연합뉴스 제공 세계적인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역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을 무대에서 생생한 음악극이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3월 22일까지 상연되고 있다.
이번 공연은 2022년 일본 공연·영화 제작사 토호의 창립 9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존 케어드가 연출을, 그의 부인 이마이 마코토가 번안을 맡았다. 국내에서는 초연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포스터. /연합뉴스 제공 공연은 원작을 충실히 재현했다. 치히로 가족이 차를 타고 시골로 향하던 중 우연히 발견한 터널을 통해 신들의 세계에 들어서고, 치히로가 마녀 유바바의 목욕탕에서 일하는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았다.
공연은 끊임없는 무대 전환으로 애니메이션 장면들을 놓치지 않고 이야기를 속속 전달한다. 터널로 들어간 치히로가 처음 신들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순간은 영상과 무대의 막을 활용해 그가 느꼈을 법한 생경함을 표현한다. 케어드의 영리한 연출 덕에 다른 장르로 옮겼을 때 원작 팬이 느낄 수 있는 아쉬움은 없을 듯하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공연 모습. /연합뉴스 제공 무대는 여러 요소를 활용해 원작보다 실감 나는 순간을 빚어낸다. 목욕탕 손님인 여러 정령은 퍼펫(인형)으로 구현됐다. 반면 치히로와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는 누에신이나 다른 존재를 잡아먹으면서 몸집이 커진 가오나시 등은 크기 면에서 압도감을 준다. 치히로를 비롯한 목욕탕 직원들이 오물신을 씻기고 그의 본모습을 찾아주는 장면은 배우들의 군무와 퍼펫 등이 합쳐져 원작보다 흥을 더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공연 모습. /연합뉴스 제공 11인조 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라이브 음악은 극의 묘미를 더한다. '어느 여름날'을 비롯해 거장 히사이시 조가 작곡한 원작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이 흘러나오며 분위기를 조성한다. 치히로가 음식을 먹으며 우는 장면 등에선 감정적인 깊이를 더한 듯하다. 공연은 음악극이라는 장르를 표방한다.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있으나 주가 되지는 않았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공연 모습. /연합뉴스 제공 공연은 일본 오리지널 버전으로 2022년 초연부터 참여한 배우 가미시라이시 모네와 아이돌 그룹 AKB48 출신 배우 가와에이 리나가 치히로 역을 연기한다. 일본어로 진행돼 무대 주변에 설치된 화면을 통해 한글 자막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