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대로에 위치한 피해 업소 [안성복지신문=박우열 기자] 국토교통부와 환경부의 관련 법령 개정 여파가 현장에서 고스란히 소상공인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제도 정비 과정에서 충분한 안내와 경과조치 없이 행정이 집행되면서, 기존 허가를 받고 영업 중이던 업주들까지 ‘진퇴양난’에 빠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안성시 공도읍에서 이륜자동차 정비업을 운영하는 A씨의 대표적인 피해 사례다. A씨는 기존 내리 점포 건물 매각으로 불가피하게 이전을 추진했고, 사전에 해당부지에서 영업이 가능한지 지자체에 문의해 ‘가능하다’는 확인을 받은 뒤 권리금까지 지급하고 2021년 4월 정식 허가를 받아 이전을 완료했다.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지난해 4월 관련 업무가 환경과에서 교통정책과로 이관되며 적용 법령이 바뀌었고, 해당부지가 ‘자연취락지구’로 분류돼 더 이상 자동차 관련 사업을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행정당국은 A씨에게 △6개월 내 이전 △폐업 △행정소송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안내했다.
A씨는 “행정기관의 확인을 받고 합법적으로 이전했는데, 4년 만에 갑자기 영업이 불가능하다고 한다”며 “권리금과 시설 투자 비용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생계가 무너지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현행 제도상 자연취락지구에서는 해당 업종 영위가 제한되는 것은 맞다. 그러나 문제는 ‘소급 적용’과 ‘신뢰보호 원칙’이 사실상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행정기관의 사전 확인을 믿고 투자한 영업자에게 일방적인 규제 적용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단순한 개별 민원이 아니라 제도 설계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고 본다. 특히 △법 개정 시 기존 사업자에 대한 경과조치 미흡 △부서 이관 과정에서의 행정 연속성 단절 △사전 안내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음식점을 인수받아 권리금까지 지불했다. 현장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예측 가능성의 부재’다. 법령이 변경되더라도 기존 허가 사업자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유예하거나, 최소한 투자 회수 기간을 보장하는 것이 일반적인 행정 원칙이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즉각적인 이전 또는 폐업을 요구하는 방식은 소상공인에게 사실상 ‘퇴출 통보’와 다름없다.
이에 따라 ‘경과조치’ 도입 등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일정 기간(예: 2~5년)기존 영업을 인정하거나, 시설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도록 유예기간 부여, ‘이전 비용 지원’ 제도화, 임대보증금, 권리금 손실, 시설 이전비 등 실질적 피해를 고려한 보전 방안이 필요, 이는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행정 신뢰 훼손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행정은 공익을 위해 존재하지만, 그 과정에서 개인의 신뢰를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특히 생계를 기반으로 하는 소상공인에게 예고 없는 규제 변화는 곧 생존의 문제로 직결된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법령 개정 과정에서의 사각지대를 점검하고, ‘사후 통보’가 아닌 ‘사전 보호’ 중심의 행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안성시를 비롯한 지자체와 중앙부처가 어떤 보완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